한국일보

알래스카에서 밴쿠버까지

2002-08-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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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들의 대륙 종단기<3>

LA에서 알래스카 페어뱅크까지 4,800마일을 달렸다. 이제부터는 돌아가는 길이다.

알래스카 2번 하이웨이 사우스로 남향하는데 오던 길과는 다른 길이다. 2번 하이웨이는 3번과 합쳐지고 다시 4번과 7번 하이웨이로 약 200마일 가량 3일간 내려오는데 그리 쉬운 코스는 아니었다. 페어뱅크에서 델타(Delta)를 거쳐 테틀린(Tetlin)까지는 이틀이 소요됐다. 빙하지대는 없었지만 굴곡이 심한 울창한 산길이 계속됐다. 이런 곳에 어떻게 길을 만들어 놓았을까 미국의 국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남부 해안지역 연방도로 마지막 종점인 헤인스(Haines)에 도착하고 캠핑장에서 여장을 풀었다. 광대하고 기나긴 유콘강과 빙산을 보면서 5일 동안 평생 잊을 수 없는 관광을 했다.


헤인스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항구의 도시다. 잔잔한 바다는 마치 호수 같은데 이 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어 낚시터이다. 이번 여행을 기획, 준비했던 이병우씨와 일행 중의 낚시광인 홍성우씨가 연어 낚시를 하는 도중 나머지 일행은 매운탕을 준비하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흐르는 강가에서 오색 청동오리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이었다.
항구에서 페리에 올라 크루즈 여행을 하고 바다 건너 스카이웨이(Skyway)시를 지나서 캐나다로 향한다. 멘타스타산(Mt. Mentasta)에서 다시 국경을 넘어 캐나다의 클러언(Kluane) 국립공원 내에 있는 유명한 우드(Wood)산을 통과하는데 너무나 어려운 길이었다. 하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전혀 피로를 느낄 수 없었다.

꼬불꼬불 대관령 수십배의 산길을 따라 서서히(시속 30마일) 운전을 한다. 찬바람이 몰아치고 끝도 없는 눈 덮인 산을 옆에 두고 흰 구름 사이를 뚫으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두려움과 황홀한 기분을 동시에 느끼면서 나가는데 앞뒤로 오가는 차도 거의 없다.

드디어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유명한 해안도시 프린스 루퍼(Prince Rupert)와 테랜스(Terrance)에 도달했다. 이 곳을 찾은 동기는 첫째 테랜스는 작은 타운으로 송이와 느타리버섯의 유명한 산지로 8~9월에는 이 버섯을 구입하려는 관광객의 몰려든다고 한다. 프린스 루퍼에는 광대하고 급류의 강이 흐르는데 연어 낚시로도 유명하다. 또 다시 생선 매운탕을 2~3번 즐기면서 밴쿠버로 운전대를 돌렸다.


글:김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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