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들이 더 감동받는 천진난만한 10대 영화

2002-08-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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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작은 비밀들’
(Little Secrets)
★★★★½

전연 예상치 못했던 아름답고 가슴 흐뭇한 온가족 영화로 영화를 보면서 그 내용의 단순함과 솔직함 그리고 보편성에 흠뻑 빠지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어린 자녀를 둔 여류감독 블레어 트로이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흡족케 해주고 또 정신을 고양시켜 주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폭력과 섹스와 어리석은 웃음으로 물든 하수 같은 요즘 10대용 영화의 범람 속에서 이렇게 순수하고 따뜻하며 아울러 지적이요 계몽적인 영화를 보는 것은 확실히 하나의 발견이요 큰 기쁨이다. 아이들의 학교가 개학하기 전에 부모들은 모두 자녀들을 이끌고 이 영화를 보기를 적극 권한다.


여름방학 중 중서부의 한 아름다운 교외가 무대. 틴에이저로 바이얼린 솜씨가 뛰어난(멘델스존의 바이얼린 협주곡 E단조를 잘 켠다) 에밀리(이반 레이철 우드)는 동네 꼬마들의 비밀토로 창구.

매주 수요일마다 동네 꼬마들은 동전 몇 닢을 놓고 에밀리가 집 뒤뜰에 만든 부스에서 자신들의 비밀을 고백하면 에밀리는 이것들을 잘 간수해 둔다.
곧 있을 음악경연대회를 위해 여름 캠프도 포기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에밀리는 그러나 자신의 어둡고 슬픈 비밀들은 어디다 토로할 길이 없다.

이런 에밀리의 삶이 옆집에 에밀리 또래의 소년 데이빗(데이빗 갤라거)과 그의 남동생 필립(마이클 앤가리노가 깜찍하니 연기를 잘 한다) 가족이 이사 오면서 작은 변화의 물결을 맞는다.

데이빗이 여름 캠프에 간 사이 똑똑하고 조숙한 필립이 에밀리와 가까워지면서 필립은 에밀리에게 첫 사랑을 느낀다.
한편 에밀리는 엄마가 뒤늦게 아기를 가지면서 자기가 부모의 사랑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바이얼린 연습에도 차질을 보여 바이얼린 선생 폴린(비비카 A. 폭스)을 걱정시킨다. 그러나 결국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은 모두에게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준다.

눈물마저 흘릴 수 있는 감동을 느끼게 되는 소녀의 성장기이기도 한데 인물 개발이 뚜렷하고 얘기가 다소 꾸민 데가 있긴 하나 아기자기하니 재미있다. 촬영도 곱다. PG. Samael Goldwyn.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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