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블루 크러쉬’(Blue Crush)

2002-08-16 (금)
크게 작게

▶ ★★½

여자 서퍼 영화인데 돈 없어 하와이 관광 못 가는 서민들을 위한 관광홍보용과 서핑교습용 TV 영화 수준이다. 여자 서퍼 영화로는 60년대 아넷 퍼니첼로가 나온 ‘비치 블랭킷 빙고’와 샌드라 디가 나온 ‘기젯’ 그리고 샐리 필드가 나온 TV 시리즈 ‘기젯’ 등이 있는데 이들이 모두 가볍고 코믹한 것들이었던 반면 이 영화는 제법 심각한 편.

여름철에 하와이 경치와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거대한 파도의 생동미를 보는 것까지는 좋지만 이 작품은 영화로서는 낙제작이다. 스토리가 매우 빈약하고 글도 못 썼고 연기도 보잘것없는 파도가 사람보다 나은 영화다.

오아후의 낡은 집에서 두 친구 이든(미셸 로드리게스)과 레나(사노 레이크) 그리고 반항적인 어린 여동생 페니(미카 보렘)와 함께 사는 앤 마리(케이트 바스워드)는 주니어 서핑 챔피언을 지낸 뛰어난 서퍼다. 앤 마리와 두 친구는 고급 호텔의 방 청소부들이나 밝게 사는데 앤 마리의 꿈은 곧 있을 노스 쇼어의 파이프라인(거대한 파도가 해안으로 밀어닥치며 파이프 모양을 형성하면 서퍼는 그 안을 질주한다. ‘파이프라인’은 경음악단 샨테이스의 히트곡 제목이기도 하다) 서핑대회서 우승하는 것.


3년 전 서핑시합에 나갔다 죽을 경험을 한 뒤로 파이프라인 도전에 공포를 느끼는 앤 마리는 역경 끝에 영광을 차지한다는 얘기. 빈약한 얘기를 메우려고 앤 마리와 오아후에 휴가 온 NFL 쿼터백 맷(매튜 데이비스)과의 로맨스, 세 소녀들의 우정과 장난 그리고 자매간 충돌과 거대한 흑인 풋볼선수들의 우스개 짓 등을 삽입했지만 볼품 없다.

서핑 프로들이 나오는 서핑 모습과 아름답고 힘차게 용트림하는 파도는 볼만하나 영화로서는 ‘와이프 아웃’(서파리스의 히트 경음악 제목이기도 하다)된 졸작. 시종일관 레게, 랩, 록, 팝 등 음악이 끊이질 않는데 영화에서 못 번 돈 사운드 트랙으로 보충하려는 모양이다. 감독 존 스탁웰. PG-13. Universal.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