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서 알래스카까지...대륙종단 9,000마일

2002-0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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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부부 4쌍 ‘노익장 만세’

모든 여행자들이 기회가 있으면 꼭 해보고 싶어 하는게 바로 대륙횡단이나 종단여행이다. 자동차로 드넓은 대륙을 한번 돌아 본다는 것은 일생의 경험이요 행운이리라. 하지만 경비는 물론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의 경우 이런 여행에 필요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1인당 단 1,200달러의 비용을 들여 1달간 동안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알래스카까지 대륙종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70대 부부들이 있다. 여행팀의 리더는 레돈도비치에 거주하는 김익수씨(74). 김씨를 통해 알뜰여행의 지혜를 들어 본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김씨가 꿈에서 그리던 대륙종단을 떠난 것은 지난 6월 초. 모두 70대 한인부부 4쌍으로 구성된 여행팀은 LA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해 캐나다를 거쳐 알래스카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약 9,000마일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7월7일 돌아왔다.


여행을 떠나기 전 3주간 인터넷과 여행잡지 등을 이용해 사전 준비를 했다. 잡지는 캐나다로키산맥과 알래스카 기사가 나온 것들을 주로 참조했으며 지도를 구입하고 현지 날씨와 별도의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했다.
모두 은퇴자들이기 때문에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기로 약속하고 33일 동안의 쌀과 반찬 등을 LA에서 구입해 여행을 떠났다. 음식 이외에 음료수 비용, 캠핑장 사용료, 캠핑 장비 구입, 비상약품 구입, 차량 정비 등에 비용이 소요됐다. 잠은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중간에 날씨가 나쁠 경우에는 모텔 등의 숙박업소를 이용했다.

가장 많이 소용된 경비는 자동차 연료비. 2대의 밴(van) 차량을 이용해 여행을 떠났는데 갤런당 15마일 정도로 연료가 소비됐다. 1개월 이상 여행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 입장료, 경비행기 관광 등을 모두 포함해 1인당 1,150달러 정도의 경비만을 사용해 당초 예상했던 경비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대륙종단을 끝냈다.

떠나기 1주일 전에 전원이 모여 현지의 기상 상태와 숙박 예정지를 마지막으로 결정했다. LA를 출발해 15번 하이웨이 등을 이용해 캐나다 국경까지 가면서 미국 내 여행지는 대부분 주마간산식으로 구경하고 캐나다의 ▲밴프(Banff) 국립공원 ▲재스퍼(Jasper) 국립공원 ▲알래스카의 매킨리산 ▲빙하지대 ▲야생동물의 천국 디날리 국립공원 ▲체나 유황온천 ▲헤이네스 국립공원 ▲밴쿠버의 빅토리아 아일랜드 ▲워싱턴주의 시애틀 문화센터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국립공원 등을 주요 관광지로 결정했다.

70%의 이상의 숙박을 캠프 그라운드와 차내에서 했으며 이 외에는 모텔을 이용했다. 캠핑장과 숙박업소의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이용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


◆김익수씨 대륙종단기 <1>
6월10일 아침 10시께 4가정이 LA를 출발 15번 하이웨이 노스로 라스베가스를 경우 유타 중간 지점에서 첫 야영을 했다. 다음날 90번 노스를 타고 솔트레이크를 지나서 몬태나주 초입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축지대로 비육단지를 지날 때면 아름다운 초원에 그림 같은 집을 배경으로 홀스타인 젖소 등이 송아지들과 함께 한가롭게 뛰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3일 동안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을 보면서 마음이 상쾌해짐을 느꼈다. 몬태나 북쪽에서부터는 날씨가 싸늘해서 농축지대는 사라지고 고산식물이 많은 높은 산맥, 유유히 흐르는 강물만이 보인다.

캐나다 국경전 200마일 지점부터는 굴곡이 심한 산길. 해발 6,000피트에 달하는 길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운전이 어려워졌다. 6월14일 오후 2시에 캐나다 국경선을 넘었다.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다시 50km 정도 가니 밴프 국립공원 입구가 나온다. 20~30분 경치를 구경하다가 처음으로 도로선상에서 흑곰을 발견하고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공원내 첫 번째 캠핑장에서 천막을 치고 야영을 준비했다. 전나무 소나무 등이 하늘을 찌르듯이 울창하고 옆에는 흐르는 강물소리, 귀를 간질이는 아름다운 새소리. 산수 좋고 오염이 없는 대자연속에서 왕성해진 식욕으로 맛깔스런 야외식을 했다. 신선이 된 기분이다.

다음날 케이블카를 타고 밴프산 정상으로 향했다. 2,200미터의 산상에서 망원경으로 사방을 둘러보니 숲속에서 곰과 노루, 사슴들이 나뭇잎과 풀을 뜯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서 하루를 더 묵은후 그림 같은 루이스 호수를 구경하고 재스퍼 공원으로 향했다.

예정대로 4박5일간 두 곳 공원의 관광을 마치고 폭이 약 4km 정도 되는 넓은 와프터강을 따라서 난 93번과 16번 하이웨이 노스를 타고 계속 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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