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붕어낚시(1)

2002-08-07 (수)
크게 작게

▶ 낚시터에서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거친 파도와 싸우며 하는 바다낚시와는 달리 잔잔한 호수가나 졸졸 흘러내리는 계곡 같은 데서 하는 민물 낚시가 우리에게는 더욱 친근감이 있는 것 같다.

붕어는 하천이나 강, 계곡, 저수지, 댐 등 민물이 있는 곳에는 거의 있는 대중적인 고기이다. 번식력이 강하여 1년에 10만~30만개 정도의 알을 낳는 생식능력이 있고 웬만한 오염에도 강하고 질병에도 강하여 아마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는 인간과 함께 남아있는 마지막 생명체일 것이다.

가물어서 물이 없을 때는 땅속으로 2~3m까지 내려가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 오묘한 자연의 생태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붕어는 잡식성으로 동·식물 모든 먹이를 섭취하는데, 특히 식물성 당분이 있는 먹이를 좋아한다. 떡밥이라는 미끼를 만들 때 설탕을 가미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통상 4~5월에 산란하는데 주위 환경이나 수온 등에 의하여 변수가 생길 때는 9~10월에도 산란을 한다.

붕어는 경계심이 많고 겁이 많으므로 낚시할 때는 정숙을 요하며, 특히 밤낚시를 많이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주위가 고요히 잠들어 있을 때 먼 산에 조각달은 걸려 있고 오색찬란한 찌가 간데라 불빛에 반사되어 빛을 발할 때 낚시의자에 앉아 담배한대 물고 깊은 상념에 젖어 있다가 미동도 않던 찌가 슬그머니 2~3마디 올라오면 그때의 그 맛이란 낚시꾼만이 갖고 있는 쾌감이 아닐까?

밤새 내린 이슬에 온 몸이 젖고, 배는 출출하고 솔솔 찬바람이 옆구리를 칠 때, 호호 불며 먹는 라면 맛이란 이 세상의 어느 진수성찬보다 더욱 맛있는 것이다.


주영문<영스낚시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