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아내는 배우’(My Wife Is an Actress)

2002-07-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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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스타 아내를 둔 남자의 불안과 질투와 이고를 빠른 속도로 위트있고 따뜻하며 또 통찰력 있게 그린 프랑스판 스크루볼 로맨틱 코미디다. 우디 앨런과 빌리 와일더 감독 그리고 트레이시와 헵번 영화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데 각본을 쓰고 감독하고 주연한 이방 아탈은 여주인공 샬롯 게인스버그의 실제 남편이어서 영화가 더 실감난다. 아탈의 자화상 같은 영화이자 그가 아내에게 바치는 러브 레터이며 또 가족과 영화에 관한 찬사이기도 하다.

파리의 젊은 스포츠기자 이방(이방 아탈)은 수퍼스타 배우 아내 샬롯(샬롯 게인스버그)을 엄청나게 사랑한다. 그래서 자존심은 상하지만 함께 외출할 때마다 늘 아내의 부품취급 당하는 수모도 잘 참아낸다. 그런데 샬롯이 런던서 멋있게 나이먹은 국제스타 존(테렌스 스탬프의 거드름 빼는 연기가 코믹하다)과 영화촬영을 하면서 이방의 의처증은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케된다.

이방은 카페서 만난 한 남자가 “당신 아내가 발가벗고 다른 남자와 프렌치 키스를 해도 괜찮으냐”고 묻는데 격분, 이 남자에게 주먹질을 한 뒤 그 즉시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간단. 그리고 아내와 존 간의 러브신에 속을 태우고 촬영이 끝난 뒤에도 아내가 존과 함께 있는 것이 못마땅해 존에게 시비를 걸고 아내에겐 강새암을 부린다. 샬롯은 남편의 터무니없는 질투에 조금씩 결혼관계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파리와 런던을 오락가락 하던 이방은 홧김에 배우수업을 받는데 예쁜 금발 배우지망생의 구애를 받으면서 이방과 샬롯의 금슬에 균열이 오기 시작한다.

이방과 샬롯간 사랑의 시련에 제2의 플롯으로 등장하는 것이 자기가 유대인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방의 누나 나탈리(노에미 르보브스키)와 나탈리의 착한 남편 뱅상(로랑 바토). 둘은 곧 출산될 나탈리 뱃속 아기의 포경수술을 놓고 끊임없이 다투는데 유대인인 이방 감독은 파리의 우디 앨런이라도 되려고 하는 것인가.

연기들도 좋고 아주 경쾌하면서 보는 사람을 강하게 사로 잡는 매력이 있는 영화다. R. Sony Pictures Classics. 로열(310-477-5581), 빌리지3(800-555-TELL),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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