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제의 새옷’(The Emperor’s New Clothes)

2002-06-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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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

만약 역사를 바꿔 쓸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만든 코믹하면서도 가슴 아픈 나폴레옹의 이야기로 아기자기하니 재미있다. 영화에 따르면 나폴레옹은 1821년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유배지 세인트헬레나섬을 탈출한 뒤 파리에서 청과상을 하며 아름답고 충실한 아내 펌프킨과 오래 오래 잘 살았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죽음’이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 따르면 그는 백일천하 뒤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됐다가 거기서 탈출한다. 나폴레옹(이안 홈)은 자기와 똑같이 생긴 뱃사람 유진과 신원을 서로 바꾼 뒤 파리의 접선자인 왕년의 자기 부하 집에 도착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을 맞는 것은 막 사망한 집주인의 아름다운 아내 펌프킨(이벤 헬레).

나폴레옹과 그의 충신들의 계획은 나폴레옹이 파리에 도착하면 가짜 황제 유진이 자기 신원을 고백하고 나폴레옹은 국민들의 성원을 업고 다시 황제 자리에 오른다는 것. 그러나 유진이 황제 대접의 맛을 못 버려 계속 황제 노릇을 하며 나폴레옹의 속을 태운다.


나폴레옹은 당분간 죽은 부하가 하던 청과상을 떠맡으며(장사계획을 전투계획 짜듯해 떼돈을 번다) 소시민 생활을 하면서 펌프킨과 사랑까지 나눈다. 그런데 유진이 급사하자 유배지의 나폴레옹의 부하들은 영국군 책임자에게 가짜의 신원을 밝히나 영국군은 나폴레옹의 탈출을 감추기 위해 황제 사망을 발표한다.

이제 파리의 진짜 나폴레옹은 완전히 유진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폴레옹은 고민 끝에 펌프킨에게 자기의 신원을 밝히나 펌프킨은 유진이 과대망상자라며 의사의 진찰을 받게 한다. 나폴레옹은 나폴레옹 복장을 맞춰 입고 황제 특유의 걸음과 제스처를 쓰며 거리를 활보하나 동네 미치광이 취급만 받는다.

영국 영화 ‘조지 왕의 광기’를 연상케 하는 영화로 차분한 연출솜씨와 홈의 명연기 그리고 우습고 다소 쓸쓸한 내용과 아름다운 경치 등이 좋은데 속도가 궁궐 밖에서 서성이는 나폴레옹처럼 다소 미적댄다. 앨란 테일러 감독. PG. Paramount Classics. 베벌리센터(800-555-TELL),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5(818-981-8811), 유니버시티6(949-854-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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