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하녀자매의 좌절과 분노

2002-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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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하녀들’(Murderous Maids)
1933년 프랑스의 시골마을 르 망에서 일어난 두 하녀자매 크리스틴과 레아 파팽의 주인 아주머니와 그녀의 딸 살해사건을 차갑게 그린 프랑스 영화. 이 사건은 당시 프랑스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좌파 성향의 사람들은 자매의 끔찍한 살인사건을 있는 자에 대한 없는 자의 저항으로 미화했었다.

글과 연극과 영화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사건의 두 주인공 크리스틴과 레아는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라며 모두 남의 집 하녀가 된다. 크리스틴이 먼저 하녀가 돼 쓸고 닦고 치우고 바느질하고 밥하는 행위를 계속 하면서 그녀는 자신을 하등인간으로 취급하는 주인들에 대해 적개심을 품게 된다.

몇 집을 전전하면서 주인에게 대들어 해고당한 크리스틴은 동생 레아에 대한 보호심이 광적인데 둘이 변호사 랑스랑 집 하녀가 되면서 그 관계는 동성애로 변한다. 지배적인 크리스틴은 단순한 레아를 지배하면서 둘은 밤마다 고독한 육체를 서로 달랜다. 어느 날 이들의 관계를 의심하던 랑스랑 부인과 그녀의 큰딸이 자매의 행동을 염탐하다가 크리스틴과 맞부닥치며 자매의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손이 닳도록 하루종일 일하는 두 자매의 일상을 통해 하인층의 좌절과 분노가 냉정하게 묘사된다. 크리스틴 역의 실비 테스튀의 무표정 연기가 뛰어나다. 성인용. 파빌리언(310-475-0202), 쇼케이스(323-934-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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