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부’의 코폴라 아들도 감독 데뷔

2002-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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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딸 소피아에 이어 1년만에 영화 ‘CQ’로

영화 ‘대부’의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아들 로만 코폴라가 감독으로 데뷔했다. 코폴라의 딸 소피아가 지난해 환상적인 드라마 ‘처녀의 자살’(The Virgin Suicides)로 감독에 데뷔한지 1년만에 로만도 감독 데뷔함으로써 프랜시스는 남매 감독을 두게 됐다.

로만이 쓰고 감독한 영화는 ‘CQ’. 1969년 파리가 무대. 2000년을 배경으로 한 공상 과학영화를 찍는 감독이 영화 속에서 섹시한 비밀 첩보원 ‘잠자리’(앤젤라 린드발)에게 집착하면서 그의 판단이 흐려지고 또 영화 촬영이 지지부진해진다.

이 감독의 대타로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의 삶을 완벽한 진실로 필름에 담으려고 파리에 온 미국 청년(제레미 데이비스). 그러나 이 청년의 환상적 삶과 현실의 선이 모호해지고 또 청년도 ‘잠자리’의 매력에 이끌리면서 역시 영화 촬영에 차질이 온다.


프랜시스가 총제작하고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와 엘로디 부셰 그리고 이탈리아 배우 지안칼로 지아니니 등이 공연하는 이 영화는 UA에 의해 오는 24일 개봉된다.

한편 소피아는 자기 아버지의 영화 ‘대부 III’(1990)에서 위노나 라이더의 대타로 대부 알 파치노의 딸로 은막에 데뷔했었다. 당시 아마추어인 소피아에게 대작의 중요한 역(파치노의 성질 급한 조카 앤디 가르시아의 애인)이 주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집안끼리 해먹는다"고 아우성을 쳐댔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되면서 비평가들이 일제히 소피아의 연기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혹평, 소피아는 치명상을 입고 연기생활을 포기했었다.

그러나 소피아는 지난해 ‘처녀의 자살’로 감독에 데뷔했고 이 영화가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10년 전 상처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 영화는 70년대 미국의 한 교외에 사는 5자매를 둔 리스본 부부(제임스 우즈와 캐슬린 터너) 가정의 비극적 드라마다.

무능력한 아버지와 회한과 상심 속에 사는 어머니를 둔 5자매 중 13세난 막내 세실리아가 자살하면서 붕괴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꿈처럼 그린 작품. 소피아는 여기서 보트사고로 사망한 오빠 지오의 죽음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데 요즘 청춘 스타인 커스튼 던스트(’스파이더맨’)와 조쉬 하트넷(’진주만’)이 공연했다.

한편 프랜시스는 로만의 감독 데뷔에 대해 "로만은 상상력과 마법의 사람"이라며 "그는 늘 현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방법을 창안해 왔다"고 평.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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