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철 할리웃, 이례적 흥행 돌풍

2002-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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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핑시즌 관행 깨고 사상 최고수입 기록

할리웃의 봄이 여름처럼 뜨겁다. 오랫동안 할리웃의 3월과 4월은 지난해 겨울철이나 새해 여름철에 개봉하기에는 수준미달인 영화들을 덤핑하는 계절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런 관행이 깨지면서 할리웃 봄철 흥행 성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 개봉된 컴퓨터 만화영화 ‘빙하기’(Ice Age)와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흡혈귀 액션영화 ‘블레이드 II’(Blade II) 그리고 조디 포스터 주연의 스릴러 ‘패닉 룸’(Panic Room)이 각기 개봉 첫 주말 흥행수입 3,000만달러를 초과하면서 할리웃은 올 들어 4월 첫 주말 현재 총 22억달러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액수는 전년 동기 비 16%가 상승한 것으로 할리웃 사상 초유의 것이다.

이런 흥행 호조는 오는 19일에 나올 레슬링 스타 록이 주연하는 공상과학 액션영화 ‘스콜피온 킹’(Scorpion King)과 5월 3일에 개봉될 ‘스파이더-맨’(Spider-Man)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기대와 맞물려 올 할리웃 여름철은 봄철에 이어 사상 유례 없이 뜨거운 흥행기록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올 봄철 흥행호조에는 지난해 말에 나온 2편의 블록버스터 ‘아름다운 마음’과 ‘반지의 제왕’도 일조하고 있다. 두 작품이 여러 개의 오스카상을 타면서 계속 흥행이 잘 되고 있는데 ‘아름다운 마음’과 ‘반지의 제왕’은 각기 지금까지 총 1억6,500만달러와 3억400만달러의 수입을 냈다.
전문가들은 3월 흥행 열기가 촉진제가 되어 할리웃의 올 한해 흥행 총수입이 사상최고였던 지난해의 81억3,000만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벌써부터 점을 치고 있다.

한편 3월 마지막 주말과 4월 첫 주말 흥행 1위를 ‘패닉 룸’이 차지한데 이어 지난 주말 흥행 2위도 여배우 애슐리 저드가 주연하는 스릴러 ‘하이 크라임’(High Crimes)이 차지, 여성스타 파워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이 둘에 이어 오는 19일에 개봉될 샌드라 불록이 나오는 스릴러 ‘숫자 살인’(Murder by Numbers)도 흥행 호조가 예상돼 봄철 할리웃 흥행가도를 여성들이 주름잡게 됐다.

세 영화의 공통점은 모두 스릴러라는 것. 과거에는 보통 스릴러에서 여자들은 희생자 노릇을 했는데 이들 영화에서는 여자들이 남자 못지 않은 이야기의 주도자로 나오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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