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동산’(The Chevy Orchard)
러시아의 안톤 체홉의 연극을 그리스 감독 미카엘 카코야니스가 수려한 영상미로 옮겨놓은 심오하고 비장미 가득한 드라마. 뛰어난 연기와 깊고 유려한 대사로 몰락해 가는 영광과 과거에 집착하는 인간들의 잔광 같은 위엄과 옛것을 허물고 들어오는 새것의 무자비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초월한 세월과 변화의 무상함을 가슴 뭉클하니 묘사했다.
20세기의 문턱의 러시아. 5년간의 파리 유랑생활 끝에 벚꽃 동산의 여소유주 류보프(샬롯 램플링)가 귀국한다. 가운이 몰락한 류보프와 그녀의 오빠 가에프(앨란 베이츠)는 어떻게 해서든지 벚꽃 동산과 저택을 구하려 애쓰나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
농노의 신분에서 해방돼 자수성가한 상인 로파힌은 과거 자기 상전인 두 남매에게 벚꽃 동산을 허물고 부자들을 위한 별장을 지어 빚을 갚으라고 수없이 간청하나 남매는 이를 거절한다. 남매는 귀족들의 망상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벚꽃나무는 잘라버리기엔 너무나 아름답다면서 마치 사라져 가는 꿈에 매달리듯 어떤 기적을 바라나 결국 저택도 벚꽃 동산도 로파힌의 손에 넘어간다.
종의 신분에서 상전의 재산을 소유하게 된 로파힌의 환희와 비통함의 포효가 벚꽃나무를 찍어 쓰러뜨리는 도끼소리와 함께 긴 여운을 남긴다. 137분.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그런 건 없어’(No Such Thing)
또 하나의 ‘미녀와 야수’ 얘기로 21세기 ‘킹콩’이라고 해도 되겠다.
머리에 뿔이 난 흉측한 모습의 괴물(로버트 존 버크)을 취재하러 갔다 실종된 연인을 찾으려고 뉴욕 TV 뉴스쇼의 말단직원 베아트리스(새라 폴리)가 아이슬랜드에 도착한다. 베아트리스는 자기의 비참을 끝내줄 아토 박사를 찾아달라는 괴물의 청을 수락, 둘이 맨해턴에 도착하면서 괴물은 일약 스타가 된다.
괴물이 인터뷰와 정부기관의 실험 등 온갖 문명의 공해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한 베아트리스는 괴물을 이런 공해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 다시 그를 빼내 아이슬랜드로 돌아온다. 인간에겐 괴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한 로맨틱 드라마다. R. 그로브(323-692-0829), 크라이티리언6(310-248-MANN), 유니버시티(949-854-8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