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등꽃 150만송이가 엮은 ‘황홀경’

2002-03-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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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마드레 등꽃축제(Wistaria Festival)
패사디나 인근 샌개브리엘 마운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시에라마드레(Sierra Madre)는 이 곳에 오래 전부터 거주하던 주민들로 이루어진 도심 속의 시골 같은 타운이다. 이 한가로운 마을이 매년 3월이면 10여만명의 인파로 북적거리는데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등나무를 테마로 하는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1874년 지역 주민이었던 브러그먼 부부가 75센트에 로컬 식목원에서 구입해 심은 등나무가 120여년이 지나면서 지금은 무게 250톤에 2.5에이커의 필드를 커버하는 거목으로 성장했다. 기네스북에서 올라 있는 등나무는 세코야 국립공원의 레드우드, 인도의 타지마할 가든, 영국의 버킹검 궁전 가든 등과 함께 ‘세계 7대 원예 원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등나무는 매일 24인치씩 자라나고 있는데 땅과 연결된 가지만도 500개가 넘으며 지난 1931년에는 당시 주택의 지붕으로 올라가 그 무게로 집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현재 집은 나무에서 200피트가 떨어진 곳에 다시 지어졌다.
매년 이맘때는 등나무에 무려 150만송이의 라벤더 꽃이 피어난다. 20세기 초에는 이 꽃의 장관을 보기 위해 하루에 무려 1만2,000명이 이 집을 방문했다고 한다.


올해 축제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시에라마드레 다운타운 행사장에는 180개의 수공예품 부스가 들어서고 남가주 유명 레스토랑에서 푸드 코너를 만든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카니벌이 들어서고 라이브 밴드의 공연이 이어진다. 클래식 자동차 쇼도 열린다.

등나무를 구경하려면 성인 6달러의 입장료는 내야 하는데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가 다운타운에서 운영된다. 문의: (626)306-1150 www.sierramadrevillage.com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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