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기 ‘짱’ 부자나라 사람들"

2002-03-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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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로의 한인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도 한인들은 호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한인들은 방문비자로, 잘해야 노동허가증 정도 가지고도 10여개 한인식당이나 여행사, 건축관련업등 크고 작은 비즈니스를 버젓이 하고 있다.

카이로에 파견된 본국기업의 직원들은 물론 카이로에 눌러앉은 대부분 한인가정도 이집트 현지인에 비해 상류층의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의 인기는 현지인 남성들에게 대단히 높아서 독신으로 왔던 여성 중에는 현지인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경우도 많다. 또 9.11테러 전에는 연간 4만명이나 몰려오는 한국 성지순례 여행객들의 편의를 돌보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다.

카이로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인들은 "개미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부자나라 사람들’로 일본인들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침 10시나 되어야 일어나는 보통 현지인들에게 새벽 5시반부터 일어나 움직이는 한인들은 특별해 보인다.


또 벤츠와 도요타등 수입차들이 누비는 카이로 거리에서 적지 않게 눈에 뜨이는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역시 한국인을 선진국민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관광지마다 한국어판 안내책자를 들고 "골라 골라, 싸요 싸요"라며 호객하는 상인들이 천지고 유목민 베두윈족 소녀들도 조잡한 공예품을 들고 "1불에 2개"라는 등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비록 외국인이지만 문맹율이 40%인 이 나라에서 교육수준 높고 생활력, 적응력 강한 한인들은 그래서 "이집트 생활에 만족하고 산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치 않고 물과 손으로 뒤를 닦는 것과 아내를 물건취급하며 4명까지 거느려야 부자로 여기는 관습, 또 여자의 가치를 낙타 마리 수로 계산하려 드는것, 시간개념도 없고 사후의 세계를 어쩌면 더 중요시하는 문화에는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1.000명 미만으로 추정되는 한인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마디(mardi)에서 살고 있다. 한인교회는 20년이상 역사의 카이로 한인교회를 비롯해서 애굽한인교회와 나일교회등 3개가 있으며 이집트의 정식휴일인 금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예배를 보고 있다.

한국식당은 카이로에 10개, 알렉산드리아에 1개, 포트사이드에 1개, 시나이반도에 2개가 있으며 한인 성지순례객과 미국과 유럽관광객, 또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고추장, 된장등은 모두 한국에서 들여오지만 배추등 야채와 과일, 쌀등은 별로 비싸지 않게 공급되므로 생각보다는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고 맛도 있다.

카이로에서 한인들의 성지순례 및 이집트 관광가이드를 맡고 있는 정승희씨나 이순출씨에 따르면 9.11테러로 미국인 방문객을 비롯해서 유럽쪽 방문객도 대폭 감소되어서 이집트 경제가 휘청하는데 유독 한인기독교인들만은 ‘용감한(?)’ 방문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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