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이 전통음식 ‘먹자 거리’

2002-03-15 (금)
크게 작게

▶ 남가주 이색타운-태국 타운

▶ 할리웃 Blvd. 웨스턴~놀만디

남가주에는 일본·중국·한인타운, 리틀 사이공 등 수많은 소수민족 타운이 있지만 일명 ‘리틀 타이’라고도 불리우는 태국타운(Thai Town)처럼 겉모습이 엉성한 곳도 없다. 일본이나 한인타운에 비해 그 역사가 짧고 한때 우범지대였던 할리웃 블러버드 동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 이 곳이 태국타운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모르고 지나친다. 하지만 미식가들에게 태국타운은 오래전부터 태국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특출난 맛을 선사하는 먹거리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주류사회에 알려지고 있는 음식은 일식·중식이 아니며 애석하게도 우리네 불고기도 아니다. 바로 자극적 맛의 태국 음식이다. 태국 음식의 특징은 음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고소하고 달고 맵고 신맛이 나는 편이다. 거기에 다양한 향신료가 첨가됨으로 독특한 향미가 난다.

차우면, 찹수이 등 주로 볶은 중국식 음식에 질린 주류사회 미식가들은 걸쭉한 소스에 고기를 구워내고 생선 비린 맛이 약간 나는 소스로 만들어낸 진득진득한 태국 국수를 먹으면서 ‘원더풀’이라고 소리를 높인다. 처음에는 중국식을 태국 방식으로 개조해 주류사회에 내놓던 태국 식당들은 이젠 자랑스럽게 진한 냄새가 풍기는 자신들의 음식을 메뉴에 올려놓는다.


주말 저녁시간이면 고객들이 태국타운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할리웃 블러버드 웨스턴에서 시작해 놀만디까지 이어지는 태국타운은 약 반마일거리로 한인타운에 비교하면 작고 볼품없지만 이 짧은 구역에 무려 30여개의 태국 레스토랑이 있어 태국 음식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곳에서 10여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빔(Vim) 레스토랑의 우랑스러스앵씨는 "태국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고소한 맛 때문"이라면 "고소함은 주로 야자즙의 맛이며, 야자를 사용하는 음식류는 과자와 떡 종류를 포함해서 100여 종류에 이른다"고 말한다.

유명 레스토랑들로는 태국계 엘비스 프레슬리가 매일 저녁 등장하는 ‘팜 타이’(Palm Thai)가 할리웃과 호바트 코너에 있으며 태국 누들로 유명한 ‘반 카넘 타이’(Bhan Kanom Thai)가 세라노 코너에 있다. 역시 세라노 코너에 있는 ‘파파 타이’(Papa Thai)는 바비큐로 유명하다.

태국 음식은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런치 스페셜을 4달러선에 내놓고 있으며 저녁 식사도 1인당 10달러 내외에서 해결할 수 있다. 걸쭉한 고기 국물에 말아서 나오는 국수 한 그릇이 2.99달러하는 곳도 있다. 5개의 중형 태국마켓도 있는데 싱싱한 생선과 일반 마켓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태국산 통조림 과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타일랜드 플라자’ 빌딩 앞에 있는 소형 불상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는 길-한인타운에서 웨스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할리웃이 나오면 우회전한다. 태국타운은 약 10블록 정도 계속되며 놀만디부터는 아르메니언 타운이 시작된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