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가 벤자민 탓’(All About the Benjamins)

2002-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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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

랩뮤직과 액션과 코미디를 섞어 아무렇게나 만든 것 같은데도 히트를 한 ‘금요일’(Friday) 시리즈의 변종이다. 흑인가수와 배우들을 기용해 흑인뿐 아니라 랩을 좋아하는 백인 관객까지 노리고 만든 영화인데 이번에는 규모가 훨씬 커졌다.

유혈폭력도 따라 커졌는데 장소와 규모만 달랐지 내용은 지극히 평범한 액션 코미디. 여기에 여자들이 양념으로 나와 사나이들의 거친 폭언과 폭력에 약간 제동을 건다.

마이애미의 바운티헌터 버쿰(아이스 큐브)은 독불장군. 그는 오래 전부터 잘 아는 좀도둑 레지(마이클 엡스)를 잡던 중 우연히 2,00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살인 강도사건에 휘말려든다(랩 가수인 아이스 큐브와 코미디언 마이클 엡스는 ‘금요일’ 시리즈 속편서 처음 만났다).


다이아몬드 사건의 주범은 보트상을 하는 유럽계 로버트(타미 플래나간)와 그의 정부 어슐라(카르멘 채플린-찰리 채플린의 손녀). 이 사건의 진상을 우연히 엿듣게 된 레지는 자기를 연행해 가는 버쿰에게 사실을 얘기하나 버쿰은 거짓말쟁이 레지의 말을 안 믿는다.

한편 레지는 애인 지나(에바 멘데스)가 지시한 대로 번호를 고른 6,000만달러짜리 복권이 당첨되나 어슐라와 로버트의 하수인 라모스(로저 구엔베르 스미스)를 피해 달아나다 지갑을 분실, 레지와 지나는 지갑 찾기 작전에 나선다. 지갑도 찾고 다이아몬드 강탈사건도 푼다는 두 가지 목표로 버쿰은 레지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파트너로 삼으면서 총알이 콩튀듯 하고 자동차의 추격전이 벌어져 시끄럽기 짝이 없다.

흑인 특유의 자기비하 유머와 상소리 그리고 사납고 잔인한 폭력이 판을 치는 장난 같은 영화다. 이치에 닿는 일이라곤 없으니 그저 "나는 바보요" 하고 앉아서 랩뮤직과 걸맞지 않는 한쌍이 벌이는 난투극을 보고 있으면 된다. 버쿰의 애인으로는 팸(발라리 레이 밀러)이 나온다. 정신 사납게 만드는 영화다. 감독 케빈 브레이. R. New Li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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