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자아찾기 지침서

2002-03-08 (금)
크게 작게

▶ 북카페

급속히 변하는 환경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채 우왕좌왕하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자리라는게 꼭 직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터이다. 남보기에 번듯한 직장은 다니고 있지만 정체된 삶 때문에 속으로는 엄청난 내홍을 겪고 있는 이가 어디 한둘일까.

이런 고민의 실체는 대개 어떻게 인생을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는가 라는 문제로 모아진다. 경제적 수준의 향상만이 곧 삶의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것인데 이를 변화라 부르면 어떨까.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정체를 거부하는 태도이다. 그리고 큰 변화는 일상속 작은 변화의 노력들이 합쳐져 이뤄진다.

’변화경영 전문가’라는 조금은 독특한 타이틀을 앞세우고 있는 구본형씨가 쓴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바로 이런 작은 변화를 위한 지침서이다. ‘1시간에 읽는 자아경영’이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158쪽짜리의 길지 않은 책이다. 본보 한국판에 ‘삶을 경영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쓰고 있기도 한 저자는 변화의 핵심을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 가는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런 진정한 자아찾기를 위한 조언들을 들려준다.


이 책은 ▲자신의 이중성을 칭찬하라 ▲창조적 괴짜가 되라 ▲함께 춤추는 여인에게 배워라 ▲웃어라, 그리고 또 웃어라 ▲쓸데없는 약속은 버려라 ▲스물네권의 책을 읽어라 ▲놀지 않으면 창조할수 없다 ▲아빠 앞에 ‘부자’ ‘가난한’이라는 말을 달지 말라 ▲남김없이 쓰고 가는 것이 인생이다 등 모두 9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성공사례 벤치마킹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에게 "성공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새로움이 미래의 특성인만큼 과거의 성공을 묻어 버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벤치마킹’이 아니라 ‘패스 브레이킹(path breaking)’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한마디로 사고의 전환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진정한 변화는 힘들다. 항상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일할뿐 아니라 천천히 여유롭게 쉴줄도 알아야 하며 무엇보다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은 생활의 속도에 치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되씹어 볼만한 지적이다.

구본형은 이미 자아경영, 변화경영에 관해 여러권의 책을 내놨으며 대부분이 많이 팔렸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앞서의 책들 때문인지 그의 책은 아주 새롭다기 보다는 기존 책들의 내용을 조금씩 바꾼 증보판 같은 느낌도 준다.

이 책은 한글판 출간에 발맞춰 영어와 일어로도 동시에 발매됐다. 해외수출을 겨냥해 1,000부 한정판으로 나왔는데 아마존닷컴에는 아직 오르지 않고 있다. 영어본 제목은 ‘For a Dazzling Day’.
yoonscho@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