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몬순 웨딩’(Monsoon Wedding)

2002-03-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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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

인도 북서부 펀잡 지방 출신으로 뉴욕서 활동하고 있는 여류감독 미라 나이르(’살람 봄베이!’ ‘미시시피 마살라’)가 자기 고향의 고유문화와 함께 희로애락이 즐비한 인생을 찬양한 앙상블 코미디 드라마다.

델리 교외에 사는 중산층 한 가정의 딸 혼례 준비과정을 통해 가족간의 결집과 사랑과 삶이 눈 따가운 총천연색 속에 흥겹고 요란한 춤과 음악의 반주를 받으며 화려하고 다채롭게 이야기된다(일종의 볼리우드 스타일). 인도 고유의상과 노래와 펀잡 지방의 결혼의식 및 번잡한 델리 거리를 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부부관계가 순탄치 않은 라리트 베르마(나세루딘 샤)와 그의 아내 피미(릴레트 두베이)의 장성한 딸 아디티(바순다라 다스)의 결혼 며칠을 앞두고 베르마네는 잔치준비에 정신이 없다. 그런데 아디티는 유부남인 직장상사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좌절, 부모의 중매결혼에 벼락치기식으로 응한 것. 남편감은 휴스턴 사는 엔지니어 헤만트(파빈 다바스).


집에서 열릴 혼례를 위해 예식 전문가로 다소 닳아빠진 도시인 P.K.(비제이 라즈)가 고용돼 텐트를 치고 꽃 장식을 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친척과 친지들이 몰려들면서 베르마네 집은 북새통을 이룬다. 이 와중에 아디티가 즉흥적 결혼에 겁을 먹고 다시 유부남 애인을 찾아가면서 위기감이 이는데 아디티의 28세난 여자 사촌 리아(쉐팔리 쉐티)가 깊은 비밀을 고백하고 또 다른 10대 여사촌은 남자 대학생을 유혹하면서 여러 가지 서브플롯이 엮어진다. 게다가 몬순을 맞아 하늘에 먹구름까지 끼면서 아디티의 혼례를 위협한다.

한편 아디티와 헤만 한 쌍의 변주곡으로 P.K.가 베르마 가정의 착하고 어린 하녀 알리스(비제이 라즈)에게 구애하면서 사랑의 4중주가 연주된다. 마지막 붉은 오렌지빛 금잔화 속에 치러지는 대조되는 두쌍의 결혼식이 아름답다.

전통과 현대, 순수와 성적인 것 그리고 기쁨과 원한의 화해를 그린 페이소스를 곁들인 코미디로 시각스타일리스트인 나이르의 화면이 눈부시다. 그러나 쓸데없는 서브 플롯과 함께 초점 상실한 얘기와 외면에 비해 모자라는 내적 정열이 흠이다. R. USA Films. 리전트(310-208-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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