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지의 제왕’ 이냐, ‘아름다운 마음’ 이냐

2002-02-1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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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후보작 발표를 보고

▶ 작품상 각축...뮤지컬 ‘물랑루지’ 거의 탈락

제74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놓고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The Lord of the Rings: The Fellowship of the Ring)와 ‘아름다운 마음’(A Beautiful Mind)이 치열한 2파전을 벌이게 됐다.

12일 발표된 2001년도 오스카상 각 부문 후보에서 ‘반지의 제왕’이 작품과 감독 등 모두 13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최다 후보작이 됐다. 이어 실화드라마 ‘아름다운 마음’과 뮤지컬 ‘물랑 루지’(Moulin Rouge)가 각기 함께 작품상 등 모두 8개 부문서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뮤지컬이 작품상을 받기는 1968년 ‘올리버!’가 마지막으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다. 더구나 ‘물랑 루지’는 비평가와 관객의 양극적 반응을 받은 영화여서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이 세 영화 외에 사회풍자 살인 미스터리 ‘고스포드 파크’(Gosdford Park)와 소품 드라마 ‘침실에서 (In the Bedroom)가 각기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나 이 둘이 상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오스카 작품상은 여러 부문에서 많이 수상 후보에 오른 영화가 받는 것이 통례이나 ‘반지의 제왕’은 기술부문 후보가 많은 데다가 아카데미 회원들이 좀처럼 작품상을 안주는 대하 환상모험 액션 영화여서 ‘아름다운 마음’에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아름다운 마음’은 오스카 회원들이 좋아하는 고난을 극복한 인간승리 얘기인 데다가 감독(론 하워드), 각색, 남자주연(러셀 크로우) 및 여자조연(제니퍼 코넬리) 등 노른자 부문에서 모두 후보에 올라 작품상을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크다.

러셀 크로우가 주연상을 받는다면 그는 지난해 ‘검투사’에 이어 2연승하는 것. 올해 남자주연상 후보에서 특기할 것은 두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훈련일’)과 윌 스미스(’알리’)가 나란히 오른 것. 오스카 사상 초유의 일로 서로 상을 탈 가능성을 깎아내려 크로우가 어부지리할 가능성이 많다.

’알리’는 당초 개봉됐을 때 여러 부문서 오스카상을 노렸으나 지금 흥행서 죽을 쓰고 있는데 스미스 외에 존 보이트가 스포츠 해설가 하워드 코셀 역으로 남자조연상 후보에 올라 다소 흥행 반전에 도움을 줄 듯. 올해는 흑인 연기파들이 빛을 보는 해. 워싱턴과 스미스 외에 할리 베리가 ‘괴물의 잔치’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 사상 흑인이 상을 탄 것은 1930년 여우조연상의 해리 맥데이니얼(’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과 1963년 남우주연상의 시드니 포이티에(’들에 핀 백합’) 두 사람뿐이다.

워싱턴이 주연한 ‘훈련일’은 굉장히 폭력적인 영화인데도 워싱턴 외에 이산 호크가 남자조연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여자주연상을 놓고는 둘 다 모두 골든글로브 주연상을 탄 시시 스페이섹(’침실에서’로 드라마 부문)과 니콜 키드만(’물랑 루지’로 뮤지컬/코미디 부문)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게 됐다. 이 부문의 또 다른 후보 르네 젤웨거가 아카데미 회원들이 경시하는 코미디 ‘브리젯 존스의 일기’로 선정된 것도 특기사항.

자기가 연출한 작품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고도 막상 본인은 감독상 후보에 못 오른 사람은 바즈 루어만(’물랑 루지’)과 타드 필드(’침실에서’). 그러나 이런 현상은 거의 매년 있는 일. 감독상은 작품상을 따라가는 게 통례로 ‘아름다운 마음’의 론 하워드에게 돌아갈 것 같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미술, 의상, 음악상 부문에서만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 시상식은 3월 24일 할리웃과 하일랜드의 코닥 극장서 거행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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