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트의 전쟁’ (Hart’s War)

2002-02-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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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5개 만점)

건실하게 만든 2차대전 전쟁영화로 너무 많은 장르를 모두 소화시키려 한 것이 흠이다. 그러나 올드팬들에게는 추억의 기분마저 가져다 줄 긴장감 있고 튼튼한 전쟁포로(POW) 이야기.

POW 얘기하면 윌리엄 홀든이 오스카 주연상을 탄 ‘제17 포로수용소’(1953)가 언뜻 떠오른다. 가난한 지경 속에서도 따뜻한 기운을 조성하는 사나이들의 전우애와 끈질긴 탈출 시도 그리고 배신. 이런 내용 중에 가장 흥미진진한 것은 둘 다 지적인 독일군 수용소장과 미군포로들의 지휘관간의 냉소와 상호 존경심이 섞인 의지와 기지의 대결.

’하트의 전쟁’에는 이런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 이 영화는 여기에다 한 술 더 떠 액션이 있는 포로들의 탈출 시도와 법정 드라마 그리고 살인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스릴러 및 흑백 문제까지 포함, 다소 과체중이나 연출 솜씨(감독 그레고리 하블릿)가 능란해 재미있고 박진한 작품이 됐다.


1944년 12월 독일 오지의 한 미군 포로수용소. 이곳에 예일 법대를 다니다 입대한 하트 소위(콜린 화렐)가 입소한다. 수용소장은 무모한 전쟁에 지친 재즈를 즐기는 비서 대령(루마니아 배우 마르셀 이우레스의 연기가 좋다). 포로들을 통솔하는 미군 장교는 4대째 직업군인인 강철같은 의지의 명석한 맥나마라 대령(브루스 윌리스).

백인들의 포로수용소에 흑인 미군 조종사 스캇 소위(테렌스 하워드)와 그의 동료가 들어오면서 흑백 증오의 긴장감이 조성된다. 그중 가장 사악한 인종차별주의자는 철저한 이기주의자로 생존을 위해선 무슨 짓이라도 할 베드포드 중사(코울 하우저). 스캇의 흑인 동료가 베드포드의 모함에 의해 사살되고 얼마 있다 베드포드가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스캇이 체포된다.

맥나마라는 비서에게 요청, 스캇을 자체 군재에 회부시킨 뒤 스캇의 변호사로 하트를 임명한다. 비서가 이같은 군재를 허락한 것은 지루한 수용소 생활의 한 여흥으로 생각했기 때문인데 맥나마라가 군재를 연 데는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다.

이런 장르의 영화가 강조하는 희생과 명예와 용기가 다소 티를 내면서 나중에는 감상적이 되기는 하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 윌리스가 철벽같은 모습으로 매섭고 단단한 연기를 한다. R. MGM.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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