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가정 꾸리기 위한 지침서

2002-0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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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하고 무식해야 행복할수 있다

한인사회에서도 이혼등 가정문제가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관계가 끝났을 때 받는 상처는 더 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정의 파탄과 붕괴는 개인적으로 치유하기 힘든 상흔을 남길뿐 아니라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감정적인 고통을 안겨 준다.
가정을 평화롭게 꾸려 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한 가정 꾸리기를 위한 지침서들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그만큼 가정내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뉴욕 가정법원 판사로 수십년간 온갖 가정문제를 지켜 보고 판결해 온 주디 셴들린 판사가 내리는 가정의 화평을 위한 처방은 이렇다. "모든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라." 셴들린 판사는 이 처방을 ‘단순하고 무식해야 행복할수 있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셴들린 판사는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법정 TV 프로그램인 ‘판사 주디(Judge Judy)’의 주재 판사로 한인들에게도 낯익다.

가정불화와 갈등의 당사자들은 이러쿵 저러쿵 자신들의 입장을 늘어 놓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설에 불과하다는게 주디 판사의 주장이다. 그는 아주 단순한 원칙만 놓치지 않으면 해소될수 있는 갈등이 감정싸움 때문에 확대 재생산되는 안타까운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 왔다고 말한다. "이런 일들을 보고 겪은 뒤 저는 사람들이 불행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사소한 일을 두고 쓸데없는 말다툼을 벌이고 가벼운 모욕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며 하찮은 일에 목숨걸고 걱정하다가 결국 큰 그림을 보지 못합니다. 저는 이 모든 가정문제를 해결해 줄 이 한마디를 외치고 싶어요. 바보, 간단하게 생각해요(Keep It Simple, Stupid)."


이 책은 동거 커플, 부부, 부모와 자녀, 형제 및 자매간에 생길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사례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관계가 단순했다. 그러나 지금은 반복되는 이혼과 재혼등으로 그 관계가 복잡해 지고 있으며 거기서 생기는 문제들 또한 그러하다.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주디판사가 법률적 판단을 곁들인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다. 그 결론은 예외없이 "간단히 생각하라"는 것이다. 가령 양육비 문제라든가 자녀 방문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이혼부부들을 보면 아이들을 들먹이곤 하는데 실제로는 자신들의 감정싸움을 아이들을 위한다는 거짓명분으로 포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론은 바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 책에 언급된 미국인들의 사례중 정서적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경험했거나 현재 겪고 있음직한 상황들도 적지 않다. 주디판사는 이렇게 당부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것인가, 비참한 결혼생활을 할 것인가는 바로 당신이 선택할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설사 이혼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해도 이혼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마세요. 품위 있게 헤어지면서 아이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감싸주고 또 분노나 원한에 사로 잡혀서는 안됩니다."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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