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개인기’다.
차승원(31)이 자유자재의 ‘개인기’를 발휘해 그 어떤 코미디언보다 웃기는 배우가 됐다.
지난 14일 첫 시사회를 가진 코믹액션 영화 <신라의 달밤>(좋은영화, 김상진 감독)에서 단연 돋보인 인물은 차승원이었다.
그가 맡은 역은 행동거지는 깡패에 가까우나 정의감만큼은 바른생활 선생 같은 체육교사. 이를 차승원은 적당한 ‘오버 연기’와 함께 멋들어지게 소화했고, 덕택에 <신라의 달밤>은 아주 웃기는 영화가 됐다.
<신라의 달밤>에서 차승원은 김혜수 이종수 등과 함께 웃음을 책임진 인물이다. 학창 시절엔 ‘짱’이었으나 지금은 고교 체육교사. 틈만 나면 비뚤어지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학생들 앞에 홀연히 나타나 정의의 주먹을 날리나, 좋아하는 여자 앞에선 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캐릭터만으로도 일단 상당한 수준의 웃음을 보장할 수 있는 배역이다.
그러나 차승원은 캐릭터가 보장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차승원에게 저런 재능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빼어난 ‘개인기’까지 과시했다. <투캅스>의 박중훈, <반칙왕>의 송강호, <순풍 산부인과>의 오지명 박영규, <세 친구>의 윤다훈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조폭 손아귀에 있던 김혜수를 구출한 뒤 탈출하면서 군시렁대는 장면은 <투캅스>의 취조신처럼 코믹 명장면이 됐다.
차승원의 예상밖 코믹 연기는 그가 <리베라 메>에서 사이코 방화범을 연기한 직후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사이코 방화범에서 코믹 교사까지 폭넓은 연기 변화로 차승원은 단숨에 정상급 배우로 점프했다.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을 찍은 뒤 실생활에서의 유머 감각이 좋아졌다. <리베라 메>를 찍을 때는 항상 우울하고 심각한 모습이었는데 <신라의 달밤>에 출연한 뒤엔 실없는 사람처럼 웃기고 다닌다. 그만큼 배역에 몰입해 지냈다는 증거라 생각돼 반갑다. 이제 어떻게 연기하면 되는구나, 어떻게 하면 배역에 몰입이 되는구나 등을 살짝 깨달은 느낌이다"며 싱긋 웃었다.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