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토리 거의 없는 무기력한 코미디물

2001-04-2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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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의 악어 던디(Crocodile Dundee in Los Angeles)

호주의 ‘악어 던디’(86)와 뉴욕의 ‘악어 던디’(88)에 이어 LA에 온 ‘악어 던디’는 만나 보니 힘이 많이 빠졌더라. 세월 탓이겠지. 사람만 힘이 빠진 게(본인은 현명해졌다고 변명하겠지만) 아니라 영화 전체가 너무 말캉하고 유순해 비겁할 정도로 우유부단해 보인다.

호주 촌동네 악어사냥꾼으로 대뜸 스타가 된 폴 호간은 ‘뉴욕 던디’ 이후 ‘준천사’와 ‘라이트닝 잭’ 같은 흥행 실패작에 나오더니 요즘은 수바루 광고모델로 전락했는데 이번 영화로 재기를 시도했으나 철저한 코흘리개 영화에 불과하다.

호주의 인구 20명짜리 촌동네 관광안내원이자 악어사냥꾼인 닉은 미국인 아내 수(린다 카즐로우스키-폴 호간이 ‘악어 던디’ 시리즈 1편의 공연배우 린다를 사랑하게 돼 조강지처를 버린 뒤 부인으로 삼았다)와 9세짜리 아들 마이키(서지 칵번)와 함께 지루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수는 신문사 사장인 아버지로부터 의문의 죽음을 당한 LA 지사장 자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온 가족이 LA로 간다.


악어가 있는 정글에서 인간상어들이 득시글대는 LA로 온 닉은 물 떠난 물고기. 자연인으로 아이처럼 천진난만해(뉴욕서 살던 친구가 그렇게 도시생활을 모른다는 게 넌센스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기 만한 닉은 ‘이상한 나라의 닉’이다. 수는 전임자가 취재하던 3류 액션영화 ‘살인 에이전트’의 제작사 사장 아난(지어 번즈)의 뒷 얘기를 파고드는데 아내 일을 돕던 닉은 아난이 영화제작을 빙자해 유고서 값진 그림들을 밀수해 들여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굉장히 이야기가 약해 거의 아무것도 없다시피 한데 이런 빈약한 얘기를 메우느라 LA 관광을 시켜주고 프리웨이 스컹크 소동 및 닉이 취직한 엑스트라의 해프닝과 ‘타잔’ 닉의 동물과의 의사소통 실력 같은 에피소드들로 얼버무리고 있다. 등급이 PG인 이 영화는 꼬마들을 위해 만든 것 같은데 아들까지 낳은 닉과 수를 미혼으로 만든 일은 잘한 일이 못된다. 이 무기력한 코미디 액션 모험영화에는 마이크 타이슨이 캐메오로 나와 자기 풍자를 하고 있다. 감독 사이몬 윈서. Paramount 자체 홍보영화로 전지역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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