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5박 6일간의 미국방문 일정을 앞두고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제) 경보령을 울리면서 대정부 투쟁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6일 방미길에 오르는 김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7일(현지시간,한국시간 8일 새벽) 정상회담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전제로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유길촌 영화인협회 이사장, 배우 이정재씨 등 영화인들은 5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통해 스크린쿼터의 존폐에 변화를 야기하는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될 경우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영화인들은 또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는 국민적 합의이자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공약사항이기도 하다"며 "김 대통령 방미기간에 한미투자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 양보라는 불행한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면 우리 영화인들은 후세에 물려줄 우리의 정체성과 우리문화의 미래를 위해 모든 노력과 투쟁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별도의 대표단을 구성해 국회 문화관광위를 방문, 스크린쿼터 현행유지 촉구결의안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영화계가 이처럼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나섬에 따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에 반발해 삭발 및 단식, 가두집회 등 대정부 투쟁에 나섰던 지난 98-99년 당시 충무로 분위기가 그대로 재연될 조짐이다.
실제로 영화계는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될 경우 광화문일대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하고 이미 집회신고까지 마친 상태여서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유인택 제작가협회 회장, 문성근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이사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임원식 감독협회 회장,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를 비롯해 신하균, 이혜은씨 등도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