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처님 80년 세속 스며 나오는 듯

2001-02-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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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8대 성지순례 시리즈

세계 7위의 면적, 10억의 인구를 가진 대국 인도는 ‘한 나라’가 아닌 ‘하나의 세계’라고 일컬어진다.

고대 인더스문명의 발상지로 전국토에 인류의 문화유산이 가득한 역사의 나라이면서 한편 컴퓨터와 영화, 첨단 항공우주산업이 세계적 수준인 나라.

핵무기를 보유한 21세기의 강대국이면서도 오랜 계급제도가 아직도 깊이 뿌리박고 있어 인간의 가치가 3천여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는 특이한 나라.
이러한 인도를 돌아보기에 15박16일은 너무 짧기도 했고, 길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80여년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불교의 8대 성지를 순례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일반적으로 세계 각국의 불자들이 많이 찾는 4대 성지는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고 상당히 붐비는 편이지만 8대 성지에 포함된 나머지 지역들은 깊은 시골에 묻혀있어 한적하기 이를데 없었다. 또 힌두교가 우세한 인도에서는 불교가 워낙 약세라 2,600년전의 성지와 유적들이 제대로 보존돼있지 않았고 최근에야 발굴작업이 시작된 곳도 있으리만치 세인의 관심권 밖에 있었다.

12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순례팀은 대형버스 5대에 분승, 매일 새벽 4시면 기상, 4시30분에 버스가 출발해 종일 버스에 시달리며 하루 서너군데씩 돌아보는 고된 여정으로 순례에 임했다. 다른 성지순례팀이 다니지 않는 8대 성지를 고루 찾아보느라 하루 24시간 버스를 타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는 그 넓은 인도 땅 중부 평원지역으로부터 북부 네팔에까지 걸쳐져 있는 부처님의 발자취를 모두 둘러보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순례를 이끈 법륜스님은 유적지에서마다 그곳의 역사와 유래, 의미를 설명하며 설법했고 불자들은 돗자리를 펴놓고 앉아 참배하고 독경하며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다.

4대 성지는 부처님 자신이 생존시 아난존자에게 남긴 다음과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

"모든 불문의 수행자들이 항상 생각해야할 네가지는 부처님의 나신 곳과 처음으로 도를 이룬 곳이며 법바퀴를 굴리신 곳과 열반에 드신 곳이니...각각 그곳으로 돌아다니면서 모든 탑사를 예경하면 부처를 보고 가르침을 듣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대반열반경)

즉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 도를 이룬 부다가야, 최초로 설법한 사르나트, 열반한 쿠시나가라가 4대 성지로 부처님의 일생과 직접 관계가 있는 곳들이며 8대 성지를 말할 때 덧붙여 꼽는 네곳은 최초의 정사인 죽림정사가 있는 라즈기르, 진신사리탑과 아쇼카석주가 있는 바이샬리, 금강경의 무대 기원정사가 있는 쉬라바스티, 부처님이 천상에서 하강했다는 상카시아등 부처님이 활동한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주로 기적이 일어났던 장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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