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회칙개정 마무리 큰 보람 느낀다"

2001-02-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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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협 1년임기마친 김경서 목사

지난 해 많은 물의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30대 회장단(회장 김경서목사)이 제31차 총회를 마치고 임기를 끝냈다. 말은 많았지만 그동안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교협의 환부를 처음으로 밖에 내어놓고 수술을 집도해 고름을 짜낸 용기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1년이란 짧은 임기동안 회장 추대제, 이사회 감사제, 총회 대의원수 정리등 쉽지 않은 개혁작업을 완료하고 교협의 고질적인 금권부정선거 풍토가 근본적으로 사라질 토대를 만든 김경서 전회장을 인터뷰했다. 세리토스 소망교회 담임인 김경서목사는 타협을 모르는 대쪽같은 성격과 청빈한 생활로 30여년의 오랜 목회경력에서 튼튼한 크레딧을 쌓아온 인물. 이번 일도 교계의 숱한 뒷말과 비난, 반대, 협박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흔들림없는 소신으로 밀고나가 결국 ‘해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목사로부터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총회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차기회장 적임자로 여겼던 이정근목사가 추대됐고, 회칙개정이 무리없이 인준돼 더 이상 기쁠 수가 없다.

△교협 회장직을 마친 소감은

▲너무 시원하고 즐겁다. 장가가는 날 같다고 임원들과 농담하기도 했다. 짐이 너무 무거웠던 관계로 그저 임기가 끝난다는 사실에만도 만족했는데 총회 결과까지 기대 이상으로 좋아 하나님께 감사하고 특별히 적극적 협력해준 5명의 부회장단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30년 교협 역사상 아무도 하지 않던 일을 시작한 데 무슨 이유가 있었나

▲밖에서 볼 때 교협이 금권선거등으로 너무 난스러웠고, 누가 보기에도 대표성이나 리더십이 없는 사람들이 3-4년 정치판만 열심히 따라다니면 회장이 되게 돼있는 풍토가 안타까왔다. 그러다보면 밑천 들여 회장된 사람이 들어간 돈을 임기중 건지려는 생각으로 또 다른 비리를 저지르곤 했는데 그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정의감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반대가 많아 곤혹스러웠고 언제나 그렇듯 의로운 다수는 침묵하고 불의한 한두사람이 떠들고 다니는 것이 참 안타까왔다.


△힘들었던 점은

▲교협이 원데이 비즈니스, 원맨 비즈니스라는 점이었다. 회장 뽑는 일에만 열심을 낼 뿐 그 다음에는 뒤도 안 돌아보고 협조도 하지 않는 것이 남가주 교계의 풍토다. 1년동안 약 3만달러의 재정을 집행했는데 그 기금을 모으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속된 말로 치사한 일도 많이 겪었다. 문제는 개교회주의가 너무 심해 교회들이 연합사업에 거의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 일에는 근본적인 개선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직 회장의 공금비리를 사법당국에 고발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개인감정에서 비롯된 싸움’이라고 비난한 것과 공금회수를 이루지 못한채 임기를 마친 것에 대한 변명은

▲누차 강조했듯이 개인감정은 전혀 없다. 왜 싸우겠나? 그 분이 내 아버지나 형님이었어도 하나님께 바쳐진 헌금을 하나님께 돌려야한다는 원칙은 변함없이 적용했을 것이다. 기독회관 헌금은 회수되지 못했지만 내 임기동안 해야할 일을 한 것이므로 물러난 지금은 더 이상 내가 추궁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다음 회장단과 이사회에게 맡기겠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말이 많았던 만큼 30대 회장단은 한 일이 많다. 회장추대제도와 이사회 감사제도, 회원 정리등 1년전 회장당선때 공약했던 사항을 거의 다 실행해 교협의 거품이 많이 제거됐다고 본다. 이번 총회에서 결과가 좋게 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하나님은 남가주교협을 포기하지 않으셨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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