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잇단 물의, 적법성 시비 벗어"

2001-0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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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명 대의원 만장일치 - 한인교계 위상제고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가 순항의 돛을 달았다.

교협 제30대 회장단(회장 김경서목사)은 이정근목사를 차기회장으로 추대, 29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당선시킴으로써 아슬아슬한 경사에 서있던 교협의 위상을 확실하게 제고시켰다.

또한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30대 회장단의 회칙 개정이 적법했다고 만장일치로 동의함에 따라 지난 해 있었던 각종 물의와 적법성 시비를 벗어난 채 임기를 마무리짓게 됐다.


사실 전년도 회장단은 차기 회장부터 경선이 아닌 추대로 선출하기 위해 회칙을 개정하고 이사회(이사장 이기홍목사)를 조직해 추대작업을 벌였으나 지난 주까지 회장 후보를 정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몇몇 중진목사들이 거론됐지만 작년말부터 물의가 있던 터라 어느 누구도 추대를 수락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사회는 1차, 2차 회의까지 후보를 내지 못하다가 총회를 한시간 앞둔 오전 9시에 3차 이사회를 속개, 이 자리에서 이정근목사를 추대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사회에 따르면 이정근목사는 추대제의를 몇차례 거절했지만 총회에서 ‘밀어붙이면’ 수락하리라는 기대속에 내린 결정이었으며 그 기대가 맞아 떨어진 것.

이날 총회에는 예년보다 훨씬 적은 10개 교단 43명의 대의원이 참석, 썰렁한 분위기였으며 교계일각에서 전회장단의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움직임도 있어 회칙개정 전권위임여부등에 관한 시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의는 큰 물의없이 조용하게 끝났다. 몇몇 목회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으나 대다수의 동의에 묻혀 버렸으며, 김경서 회장단은 지난 해 총회실황을 촬영한 비디오테입을 공개, 당시 총회가 새회장단에게 회칙개정의 전권을 위임했음을 증명했다.

한편 30대 회장단은 지난 1년간 교협에 등록된 교단과 교회수 확인작업을 벌여 총회 대의원 사전 등록제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참석가능한 총대수는 70여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예년에 100여명이 총대로 나와 투표한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며 후보들이 이들의 표를 사기 위해 회비 50달러를 대납하는 등 자행되어온 고질적 부정선거 폐단이 올해부터는 회장 추대제도와 더불어 회비도 10달러로 낮춰지는등 근본적으로 사라질 토대가 마련됐다.

이정근목사는 당선된 후 "현재 교회와 교단에서 책임이 많아 도저히 수락할 형편이 못됐으나 사퇴할 발언기회도 주지 않아 이 자리를 맡게 됐다"며 "갑작스럽게 당선돼 아직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못했으나 곧 부회장단과 함께 논의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의 목회소신처럼 ‘따뜻하고 산뜻하게’ 교협을 운영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정근목사는 20여년간 탄탄히 성장해온 중형교회 담임목회자이며, 언론인 출신으로 교계 언론을 통해 문서사역에도 힘써왔고, 신학교 교수를 지낼만큼 실력도 있어 남가주 교계에서 입지가 강한 편. 또한 일부 정치목사들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을만큼 소신을 가진데다 평소 사역방향이 화목지향적이어서 교계에서는 이목사가 교협 회장이 된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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