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정능력 잃고 파행거듭 평신도가 개혁주체 돼야"

2000-11-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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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 세습’ 반대운동 목회자 2인

▶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목회세습은 교회를 물려주는 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순복음교회가 담임목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국민일보에 수십, 수백억의 헌금을 지원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세습이죠. 한국교회의 파행적 모습은 이제 이제 갈 때까지 갔다고 봅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말하는 최일도목사는 교회개혁의 주체세력은 목회자가 아니라 평신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회자들은 이미 곪을대로 곪아 개혁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평신도들이 ‘아니오’라고 소리치고 일어나 환부를 도려내야할 때가 왔어요. 세습문제도 교회와 교단장들이 막았어야 하는데 아무 힘도 못쓰다가 오히려 일반 언론이 떠드니까 쑥 들어갔지요. 이게 뭡니까?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이야기죠"


최목사는 딱히 세습문제에만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본질이 훼손된 모든 문제에 대한 분노,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면 자연히 모든 문제도 해결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500년전의 종교개혁은 사제들의 전유물이었던 성서가 평신도들에게 옮겨온 것이었죠. 21세기의 제2의 종교개혁은 성경만이 아니라 사역도 목회자에서 평신도에게로 옮겨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조가 아니라, 전문 사역자와 평신도 사역자로 나뉘어 함께 사역하는 것이 주님이 기뻐하는 교회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목사는 그렇다치고, 교회의 신자들이 세습을 받아들이는 이유에 대해 최목사는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신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대형교회의 기득권을 누리는 층은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며, 정말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다소 과격한 설명이다.

"오늘의 한국교회에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만 있지, 성경이 말하는 코이노니아, 즉 성도의 교통함이 없다"고 말한 최목사는 "교회안에 밥을 굶는 성도나, 등록금이 없어서 학교에 못 다니는 학생,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환자가 있다면 더 이상 그곳은 교회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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