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맹인 양부모 사랑으로 시각장애 이겨냈어요"

2000-10-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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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알의 밤’ 서 간증하는 입양아 엘렌 니콜스양

미국인 시각장애인 부부가 역시 시각장애인인 4명의 한국인 어린이들을 입양, 모두 훌륭하게 키운 스토리가 알려져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올로 니콜스와 매리 니콜스 부부는 76년부터 84년까지 당시 11개월부터 4세였던 한인 시각장애아 4명을 입양, 현재 대학생과 엔지니어등 사회에서 활동하고 봉사하는 젊은이들로 성장하도록 정성을 다해 양육했다.

니콜스 부부가 입양을 결심한 것은 결혼 2년후 자신들의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기독교 신앙에 따라 자신들처럼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했던 이들은 그러나 둘다 맹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입양기관들로부터 6년이나 계속 거절당하다가 홀트입양기관을 통해 어려운 절차를 거쳐 76년 두 살반된 첫 아들 킴을 입양할 수 있었다.

입양 당시 앞을 보지 못했던 킴은 니콜스부부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시력상태를 많이 회복, 지금은 운전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뉴욕주 기독교대학인 휴튼 칼리지를 졸업한 킴은 현재 26세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둘째 마크가 도착한건 78년. 당시 11개월이었던 마크는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신생아의 기능밖에 하지 못했으나 미국 도착후 곧 백내장 제거수술을 해주어 시력의 일부분이 회복됐다. 마크(22)는 고교를 졸업한 후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으며 곧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 공부를 계속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딸인 엘렌과 새라는 83년 12월과 84년 3월 석달 간격으로 미국에 도착했다. 네 살때 온 엘렌은 시각장애가 심해 점자를 사용해야 했지만 영리하고 재능이 많아 밝게 자랐다.

그러나 한 살에 도착한 새라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보지 못하는데다 말도 하지 못하는 새라(17)는 정신지체와 자폐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지금도 특수학교 기숙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밀알의 밤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줄 엘렌(20)은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 대학에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면서 다양한 과외활동과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모범 소녀. 워싱턴 지역 밀알선교단과 교회에 다니며 한국말과 문화등 뿌리찾기에도 노력하고 있는 엘렌은 오는 15일 남가주 한인들에게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 겪었던 고통과 역경, 그 가운데 자신을 지켜준 하나님의 사랑에 관해 간증할 예정이다.
다음은 ‘엘렌의 이야기’를 요약한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4세가 되기전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 내 생각으론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으며 그 이유로 버림받은 것 같다. 나는 일산의 고아원으로 보내져 다행히도 미국의 훌륭한 크리스천 부모에게 입양됐다. 초등학교 시절 어떤 선생님들은 내가 맹인이므로 학과 수준이 결코 동년배들을 따라가지 못하리라고 여겼다. 나의 첫 선생님은 나를 교실 맨 뒤에 앉혀놓고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는 동안 카셋으로 이야기를 듣도록 했고 또 다른 선생님은 나를 도와주는 것을 짐으로 여겨 퇴학조치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나는 공부를 잘했으며 아너 소사이어티, 합창단, 학생회등에서 활동하면서 고교를 우등졸업했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로 펜실베니아주의 기독교 명문대학인 메시야 칼리지에 진학한 나는 지금 학교공부 뿐 아니라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많은 봉사와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 때는 내가 또다시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다른 사람과는 달리 보지 못하는 장애자란 사실에 좌절했지만 성경말씀으로 두려움을 이겼고, 하나님은 나의 약함 가운데서 완전하게 역사하시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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