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리없는 축제’에 관심, 사랑을

2000-09-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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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화찬양제 준비로 구슬땀 이진구 목사

▶ 농아목회 45년 베테런

창립 20주년을 맞은 국제농아선교교회(담임 이진구목사)가 10월1일 오후 7시 목양장로교회에서 ‘수화찬양제’를 개최한다.

’소리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온 몸으로 소리를 표현하는 수화찬양은 음의 고저나 장단은 맞지 않지만 손짓과 동작으로 혼신을 다해 찬송하는 ‘소리없는 축제’.

제4회째인 이번 찬양제의 출연진은 정상인이 한 사람도 섞이지 않고 찬양단원과 지휘자(전효순) 모두가 농아자들로 구성됐다.


수화찬양제의 개최를 위해 성도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진구목사(70)는 80년 국제농아선교교회를 창설하고 농아목회에만 45년간 헌신해온 이 분야의 베테란. 5년전 류수열목사에게 교회를 맡기고 아르헨티나 선교를 떠났다가 작년 5월 다시 돌아와 새로운 의욕으로 창립 2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농아자는 장애자들 중에서도 이방인입니다. 이유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죠. 언어는 인간의 사고와 사상을 지배하는데 농아자들은 수화를 사용하니 정상인과는 다른 세계속에 살아갑니다. 농아목회가 힘든 이유는 그러한 농아자들을 우리의 생각과 선입견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난청인 사모 안경애전도사와 함께 56년부터 서울 영락교회에서 수화예배와 찬송을 연구, 사역해온 이목사는 80년 도미후 다시 신학공부를 시작, 54세에 목사안수를 받고 국제농아선교교회를 개척했다. "한국에서 가장 수화를 잘하는 사람으로 자타가 공인했으나 모든걸 다 주어도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낀다"는 이목사는 "농아목회는 농아자가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후임으로 농아자인 강철해전도사를 양육중이라고 밝혔다.

이목사는 "농아목회는 장애자목회에도 함께 섞이기가 힘들다"고 설명하고 따라서 이 분야는 특별히 전문목회가 필요한데 요즘 대형교회들마다 유행처럼 수화예배를 개설하는 현상은 농아목회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국제농아선교교회에는 현재 37명의 성인 농아자와 12명의 정상인 아동이 출석하고 있다. 연락번호 (323)66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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