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샹그릴라 대화서 연설…한국을 ‘부담공유’ 모범동맹으로 평가
▶ “책임 다하는 동맹엔 신속한 무기판매·정보공유 확대 등 혜택줄것”

샹그릴라대화 연설 나선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 및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 이재명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의지를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미군의 작전 계획 및 책임 등과의 '균형'(balance)을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연설 후 질의응답 세션 때 전작권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이 문제에 대해 긴 시간 대화했고, 이달 방미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도 논의했다고 소개한 뒤 "동맹국이 더 빨리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며, 이는 우리가 계속해서 장려하고 싶은 본능"이라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미군의 작전 계획과 미군 장병들이 수십 년간 지녀온 책임이 존중되는 지점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동맹국의 부담 확대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의 전작권 전환 의지를 환영하는 동시에 미군의 작전 관행과 사기까지 현실적으로 감안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날 청중석에 앉아 있다가 발언 기회를 얻은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역량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대안의 관점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건 충족'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한다는 합의 하에 한국은 이르면 내년에 전환을 이룬다는 목표인 반면 미국은 최근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와 차기 미국 행정부 임기가 겹치는 '2029년 1분기'를 거론하면서 양국 시간표의 '차이'가 부각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작년 샹그릴라대화 때 아시아 동맹국의 국방지출 증액(부담 공유)을 강하게 요구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1년 만에 다시 선 샹그릴라 연단에서 한국을 모범사례로 거론해 눈길을 모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연설 때 "'부담 공유'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다면, 한국을 살펴보라"며 "한국은 전쟁을 학문적 연습처럼 여길 여유가 없기 때문에, 꾸준히 국방에 투자해 왔다. 한국은 최전선에 위치해 있기에 실질적인 전투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를 새로운 국제 기준인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하고 재래식 방어에 있어 더 큰 책임을 지기로 한 결정은 위협 환경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는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했기 때문에 내려진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며 "다른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이 이러한 길을 따를 때, 이 지역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헤그세스 장관은 부담 공유를 적극 실행하는 동맹국과 그렇지 않은 동맹국에 대한 대우를 달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진정한 파트너로서 책임을 다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며 "무기 판매를 신속히 처리하고, 산업 기반 협력을 심화하며,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미국 납세자들의 관대함에 계속 무임승차할 수 있다고 믿는 국가들은 지금 우리의 말을 명심하라"며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한 뒤 "공동 방위를 위해 나서서 자기 몫을 다하지 않는 동맹국들은 우리와의 협력 방식에 있어 분명한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립하려는 국가를 돕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으며, 전쟁부도 정확히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부담 공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22일(미국시간) 미국 육군 전쟁대학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중국이 보기에 한국은 아시아 중심에 위치한 단검'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제기된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그는 프로이센의 한 군사전략가가 한국을 '일본을 겨누는 단검'에 비유했다고 소개하면서 "관점을 바꾸면 이 지역 내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중국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한반도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역지사지'할 필요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단검' 발언을 했다는 취지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