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 총격에 무고한 희생 더 이상 되풀이 안 된다”

2026-05-04 (월)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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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용씨 2주기 맞아 추모

▶ 정신건강 도움 요청했다 LAPD 경관 총격에 사망
▶ 연방 민권소송 추가 제기

“경찰 총격에 무고한 희생 더 이상 되풀이 안 된다”

지난 2일 LA 다운타운에서 열린 양용씨 2주기 추모 행사에 모인 유가족과 지인, 경찰 총격 희생자 가족 등이 시청 앞에서 경찰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LA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도움을 요청했던 한인 양용(당시 40세)씨가 LA 경찰국(LAPD) 소속 경관의 총격으로 숨진 지 지난 2일로 2주기를 맞은 가운데 유가족과 변호인단이 연방 민권소송 제기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경찰의 대응 과정과 공권력 남용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용씨 유가족과 데일 갤리포 민권 변호사 및 한인들은 2일 LA 다운타운 연방법원과 LA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추모 집회를 열고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 대응과 총격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양용씨 사망 2주기를 추모하는 의미로 마련됐으며, 유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경찰의 총격에 가족을 잃은 유사 사건 피해 가족들이 북가주 등지에서 함께 참석해 희생자를 기렸다. 현장에는 생전 양용씨의 사진과 노래 영상 등이 공개됐고 참석자들은 숨진 양씨를 기억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양용씨 사건을 맡고 있는 민권 전문 갤리포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양용씨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었고 누구를 해치려 했던 것도 아니었다”며 “가족은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상황을 악화시킨 뒤 결국 그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갤리포 변호사에 따르면 양용씨의 부모 양민 박사 부부는 지난 2024년 5월2일 조울증 증세로 정신적 위기를 겪고 있던 아들을 돕기 위해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LAPD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해 양씨가 머물던 집 안으로 강제 진입했고, 불과 6초 만에 총격을 가해 양씨를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연방법원 소장에서 LAPD가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상황 완화(de-escalation)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며 불필요하게 상황을 격화시킨 뒤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LAPD와 LA시가 정신질환 위기 대응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강제 진입과 치명적 무력을 사용하는 관행과 문화를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갤리포 변호사는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는 차분한 대화와 시간 확보, 비살상 대응 장비 활용 등이 우선돼야 한다”며 “하지만 경찰은 총을 겨눈 채 강제로 집 안에 들어갔고, 경고도 없이 치명적인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 건의 경찰 총격 사건 가운데 실제로 경찰관이 형사 처벌되거나 징계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경찰 조직 전반의 책임 부재 문제도 비판했다.

쌍둥이 형제인 양인씨도 이날 눈물을 흘리며 “나는 평생 형과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찰이 그것을 빼앗아 갔다”며 “형은 병원으로 이송돼 도움을 받아야 했지 부모 집 안에서 총에 맞아 죽어야 했던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년이 지났다고 우리가 잊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형의 죽음 이후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은 현재 LA시와 LAPD를 상대로 주법상 손해배상 소송도 별도로 진행 중이며 해당 재판은 오는 10월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LAPD 경찰위원회는 지난해 해당 총격 사건과 관련해 총격에 앞선 경찰 대응 과정은 부적절했다고 판단했지만, 실제 발포행위 자체는 경찰관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다며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린바 있다. (본보 2025년 4월10일자 보도)

한편 LAPD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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