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겨냥 원색적 비판 후
▶ 자신의 ‘예수 이미지’ 공유
▶ 보수 교인들도 비난 여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직후 자신을 예수에 빗댄 이미지를 공유해 파장이 번지고 있다. 종교를 정치에서 떼어내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종교적 상징을 권력 서사에 끌어다 쓰는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스스로를 예수처럼 묘사한 이미지를 올렸다. 그림 속 그는 환자를 치유하는 구원자처럼 표현됐고, 주변에는 미군과 성조기, 천사 등이 배치됐다. 단순한 유머나 밈이 아니라, 자신을 신성한 존재로 연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행보는 최근 백악관 부활절 행사 논란과도 맞물린다. 당시 종교특별고문 폴라 화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예수에 비유하며 “배신당하고 고난을 겪은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 발언은 “신앙의 정치화”라는 비판과 함께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신학이 아니라 과장된 아부”라고 꼬집었고, 지지층은 “박해를 이겨낸 지도자의 상징”이라며 옹호했다. 부활절을 전후해 종교적 상징을 잇달아 자신과 결부시키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앙 정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선 형편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교황을 향해 종교에만 집중하라고 요구한 직후, 스스로는 종교적 이미지를 권력 서사에 끌어다 쓴 것이어서 이중성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게시글에서 그는 “이란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그는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며 교황 선출의 정당성까지 건드리는 발언을 내놨다. 교황을 향해 “급진 좌파에 영합하지 말고 종교에 집중하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범죄율을 낮추고 역사상 최고의 주식시장을 만들었다”고 강조하며 정당성을 내세웠지만, 교황 비판과 자기 신격화가 맞물리면서 메시지의 설득력은 오히려 흔들린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명 보수 개신교 작가 메건 배샴은 “대통령이 재밌자고 한 건지 약물에 취했던 건지 모르겠고 이 터무니없는 신성모독을 어떻게 해명할 건지 모르겠지만 게시물을 즉각 내리고 미국 국민과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백악관 인사들과 가까운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도 “솔직히 역겹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또 다른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마이클 놀스도 게시물을 내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