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티는 것조차 힘들다”…생활물가 ‘전방위 폭등’

2026-04-14 (화)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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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후 식탁물가 43% 뛰어
▶ 임대료·전기료·외식비 줄줄이↑
▶ 고물가 실질소득 감소 현실화
▶ ‘구조적 비용재편 시작’ 경고

“버티는 것조차 힘들다”…생활물가 ‘전방위 폭등’

생활물가 전 부문에서 물가가 급등하며 가계 부담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생활비가 식료품부터 주거, 교통비까지 전방위로 확산하며 미국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식탁 물가와 임대료가 수년 전 대비 40% 이상 폭등한 가운데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이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빠르게 잠식하는 모습이다.

13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급등한 생활비가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미국 가계의 부담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주거비, 교통비, 공과금 등 필수 지출이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크게 상승하며 ‘생활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가장 직관적인 변화는 식탁에서 확인된다. 계란, 빵, 육류 등 기본 식료품 16개로 구성된 장바구니 가격은 2019년 대비 약 43% 상승했다. 커피 가격은 팬데믹 이후 두 배 이상 올랐고, 소고기 가격도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계란 가격이 일부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감자칩과 같은 간식류 역시 큰 폭의 인상으로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거비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의 중간 임대료는 1,895달러로 2019년 대비 41% 상승했으며, 주택 소유 비용은 더 가파르게 올랐다. 모기지 금리가 6%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세금, 보험, 유지보수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주택 소유자의 월평균 주거비는 2,800달러를 넘었다. 이는 6년 전보다 무려 72% 증가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임대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늘고, 저금리 시기에 집을 산 기존 소유자들도 이동을 꺼리는 ‘락인 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공과금 역시 가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당 약 0.19달러로 2019년 대비 39% 상승했고, 가스 가격은 66%, 난방유는 32% 각각 올랐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기후 변화, 에너지 수출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이동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신차 월평균 할부금은 805달러로 상승했고, 자동차 보험료까지 포함하면 일부 가계는 차량 유지에만 월 1,000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개솔린 가격이 다시 상승하며 전국 평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임금과 물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생활비 부담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발표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대 초반을 기록하며 평균 시급 상승률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2월과 3월 사이 유가가 급등하면서 실질 임금 상승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근로자들의 체감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임금 인상분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경우 가계의 구매력 약화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가와 외식 비용도 예외는 아니다. 커피 한 잔은 평균 3.69달러, 콜드브루는 5달러를 웃돌고, 햄버거 가격은 14달러를 넘어섰다. 영화 티켓과 콘서트, 항공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작은 사치’조차 부담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항공권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5% 상승하며 여행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구조적 비용 재편의 결과”라며 “에너지와 주거 비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임금 상승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빠르게 위축되고 경기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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