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닐 대란에…음식·아이스크림 포장도 종이로

2026-04-03 (금) 12:00:00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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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무림·깨끗한나라 선제 대응

▶ 라면·화장품 용기 등 대체재 공급
▶ 탈 플라스틱 움직임도 가속화 전

중동 전쟁의 여파로 비닐 및 플라스틱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국 제지 기업들이 종이 포장재 생산 및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지 업계는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석유화학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탈(脫)플라스틱’ 전환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일 제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제지 기업들 대다수는 종이 등 친환경 포장재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물류난의 여파로 비닐 포장재 가격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종이 포장재에 대한 시장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 제지 업계는 그동안 다양한 연구개발(R&D)을 통해 비닐과 플라스틱을 종이 포장재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해왔다.

가정용 간편식 등 음식을 진공포장할 수 있는 포장재와 수분이 많은 마스크팩, 아이스크림 등도 담을 수 있는 파우치형 포장재 등이 최근 주목받는 종이 제품들이다.

또 빨대·라면·화장품·장바구니 등에 쓰이는 거의 모든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로 대체할 수 있다. 그동안 생산 단가 등의 문제로 종이 포장재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돼왔던 것으로 보인다.

무림그룹의 경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종이 원료인 펄프를 직접 생산하고 종이 포장재도 제조·공급하는 만큼 즉각적인 시장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깨끗한나라 역시 종이 기반 포장재 생산 역량 고도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강화한다. 패키징 솔루션(PS) 사업부를 중심으로 종이 포장재 공급 역량을 지속 확대해나가며 포장재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한국 공급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한국 제지 업계 1위 기업인 한솔제지도 종이 포장재 관련 신제품 출시를 통한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그동안 종이 포장재 브랜드인 ‘프로테고’와 ‘테라바스’ 등을 통해 기존 비닐 포장재를 대체해왔다. 이번 신제품은 비닐 제품의 공급 부족 사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제지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석유화학제품의 공급망 위기를 계기로 일회용 제품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종이 소재 확산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혜정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편의성과 비용 등의 문제로 종이 포장재에 대한 수요가 정체돼 있던 상황이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종이 포장재 공급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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