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람 이매뉴얼, 대선 염두에 두고 민주 강성진보 비판하며 중도 공략
▶ 이념 대결보다 교육·의료 등 정책 선점 주도하며 인지도 회복 주력
"화장실 얘기는 그만하고 교실 얘기를 합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66)이 즐겨하는 말이다.
미국 민주당이 성소수자 권리 보호와 같은, 강성 진보가 중시하는 이념 및 정체성 의제보다 중도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교육과 의료 등 현실적인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론 모욕에 가까운 거침없는 언변으로 '람보'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은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정책을 발표하고 각종 매체와 인터뷰하며 민주당 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6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 제한, 의료비 상승 저지 같이 민주당 내 중도층과 무당파를 집중 공략하는 정책들로 선별했다.
이매뉴얼 전 실장은 우파 진영의 팟캐스트에도 가리지 않고 출연해 민주당 내 강성 진보를 신랄하게 비판, 공화당 지지층의 호감을 사기도 했다.
공화당 중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반대하며 당내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엄청나게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다.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의 광폭 행보는 민주당 내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주요 언론들도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의 존재감 확장에 주목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의 행보가 두드러지는 건 민주당 내 강성 진보와의 차별화에 집중하는 전략 때문이다.
초반에는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이 민주당 내 담론의 방향을 중도로 바꾸려 한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제는 2028년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매뉴얼은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미국을) 돌아다니며 도발적인 발언을 하고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대선 출마를 겨냥한 행보로 평했다.
중도진보 성향의 싱크탱크 '서드웨이'의 맷 베넷 부회장은 "이매뉴얼은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뛰어든 것이고 그가 실제로 승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전략가도 "그는 도발적이면서도 폭넓은 유권자층에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선거전을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이 오랫동안 정치권을 떠나 있었던 점은 약점이다.
그는 2010년 10월 백악관 비서실장을 마치고 2019년 5월까지 시카고 시장을 지낸 후에는 선거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약 3년간 주일 미국대사를 지내 대중의 관심권을 떠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대신 정책 선점에 집중하는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차기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터라 일단 인지도를 회복하는 데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