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방문 9.1% 감소
▶ 한국 관광객 18.1% 급감
▶ 항공료 등 고비용에 외면
▶ 주 경기 하락세 심화 우려

남가주를 비롯, 캘리포니아 관광 시장이 고환율, 고유가에 반미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타격을 입고 있다.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할리웃 지역이 관광객이 줄어 평소보다 썰렁하다. [박상혁 기자]
캘리포니아 관광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정치, 경제, 안보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주요 해외 관광객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양상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관광청(Visit California)이 발표한 통계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수치로 증명한다. 2026년 1월, 캘리포니아의 모든 입국항을 통해 들어온 국제 항공편 입국자 수는 총 49만6,26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관광청이 공을 들여온 주요 13개 전략 시장에서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최대 시장인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 등 외교적 마찰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한 7만9,928명에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중국은 6만5,526명으로 20.2% 급감했으며, 호주(-14.4%), 프랑스(-12.5%) 등도 동반 하락하며 13개 시장 중 8개 국가에서 관광객이 감소했다.
여기에 관광객을 노리는 범죄 증가와 이민 단속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도 외국인들이 가주를 기피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한국 시장의 이탈이다. 1월 한 달간 캘리포니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만1,553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8.1%나 줄었다. 이는 전체 시장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감소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 선을 돌파하면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미국 여행은 ‘넘사벽’이 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비거주민에 대한 국립공원 입장료를 대폭 인상한 것도 치명타가 됐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요세미티, 그랜드 캐년 등 국립공원 방문 비용이 고환율과 맞물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40대 한인 남성은 “가족 단위로 국립공원을 여러 곳을 돌 경우 입장료만 수십만원이 들어간다”며 “환율까지 오른 상황에서 미국 여행은 사실상 엄두가 나지 않는다. 비행기 표값은 둘째치고 현지 체류비 부담 때문에 차라리 일본이나 동남아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중동 사태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항공 유류할증료가 ‘역대급’으로 인상됐다. 4월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무려 12단계나 뛰어오른 18단계가 적용된다. 이는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한 달 사이 최대 폭의 상승이다. 여기에 중동 긴장 고조로 항공 안전에 대한 불안 심리까지 확산되면서 장거리 항공편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는 캘리포니아의 관광사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정부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관광은 가장 민감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라며 “현재와 같은 비용 상승 구조가 지속될 경우 캘리포니아 관광 산업뿐 아니라 숙박·외식·유통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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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