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대 철강도시 당진도 손 들었다… 도미노처럼 퍼지는 제조업 위기

2026-03-30 (월) 12:00:00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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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5만대 판매… 1년새 172%↑

▶ 미·유럽선 중고전기차 수요도 폭증

올해 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처음으로 3만 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인하한 데다 예년보다 빠르게 보조금이 지급된 결과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발 고유가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전기차 선호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5,693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1만3,128대) 대비 171.9% 늘어난 규모다.

월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 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월별 최다 기록은 지난해 9월 2만8,519대다.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증가한 것과 달리 같은 달 휘발유(3만 8,441대), 경유(3,423대) 차종의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2월 대비 각각 27.8%, 57.1%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도 4만 83대로 지난해보다 10.4% 줄었다.

올해 2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가격과 경제성 때문이다. 먼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예년의 경우 3월 전후로 발표됐지만 올해는 1월 확정됐다. 이에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연초부터 이어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구매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중 모델 출시, 가격 인하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6·9, 코나 일렉트릭 등 승용 전기차에 10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기아도 2월부터 EV5 롱레인지와 EV6의 가격을 각각 280만원, 300만원 인하했다.

이 밖에도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말 모델 3과 모델 Y의 가격을 최대 940만원 낮췄다. 볼보코리아도 2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X30을 최대 761만원 낮추기로 했으며 4월 1일 국내에 출시하는 대형 전기 SUV EX90은 XC90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사양보다 1,000만원 낮게 책정하기로 했다.

휘발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도 전기차 선호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동 분쟁으로 국내 유가가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큰 상승세를 보이며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동발 전기차 수요 확대는 이미 주요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최근 고유가 상황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전기차 수요가 다시 늘고 있으며 중고 전기차를 찾는 고객도 평소 대비 3~4배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 출신의 하버드대 연구원인 일레인 버크버그는 “5년 사이 두 차례(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사태)나 발생한 대규모 유가 변동성이 소비자들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며 “고유가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차를 바꿀 계획이 없던 소비자들까지 전기차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 보조금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유럽연합(EU)에서 2월 판매된 전기차는 총 15만8,28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13만1,244대)보다 20.6% 증가한 규모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가 새로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에서는 강도 높은 환경 규제가 도입된 영향이다.

반면 보조금 혜택을 줄인 중국의 2월 전기차 판매량은 27만8,000대로 지난해 42만7,000대 대비 34.9% 줄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전기차 구매세 면제 혜택을 종료하고 올해부터는 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해 9월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미국에서도 2월 전기차 판매량이 27.9%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중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요 진작을 위한 보조금 혜택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수요를 넘어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에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병행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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