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도 금융봉쇄 정면돌파 의지…강력한 중앙통제식 규제도 병행
쿠바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기업의 해외 거래에 암호화폐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미국의 봉쇄 조치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 시스템 이용이 차단된 상황에서 암호화폐를 제도권 결제 수단으로 양성화해 금융규제를 우회하는 한편, 만성적인 달러 부족과 당면한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정부 관보에 게재된 중앙은행 결의안 4/2026호에 따르면 당국은 모두 10개 기업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국경 간 결제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승인 대상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인헤니우스'와 '도플레이니', 외식업체 '라 칼레사 레알', 운송업체 '라 메크니카' 등 9개 민간 중소기업과 위생용품 생산 합작법인인 '프로사'가 포함됐다.
특히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가 자산 유출이나 불법 환치기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겹겹의 규제 장치도 마련했다.
암호화폐 결제는 각 법인의 정관에 명시된 사업 목적과 직접 관련된 대외 거래에만 한정되며, 모든 거래는 반드시 쿠바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PSAV)를 통해서만 집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승인기업은 거래 금액, 사용된 암호화폐의 종류, 중개 기관 등을 상세히 담은 운영보고서를 매 분기 중앙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라이선스는 즉시 취소된다.
현지 언론인 쿠바데바테는 이번 조처가 금융제약이 심화한 환경에서 국제 거래를 촉진하고, 민간 부문 기술 혁신을 위한 공간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