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소득·고비용 구조 고착
▶ 어바인 등 고물가 도시 ‘탑5’
▶ 순자산은 27만달러 12위
▶ 미 남부 지역과 격차 확대
연 소득 20만달러. 전국적으로 보면 상위 고소득층에 속할 법한 금액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여전히 ‘중산층’에 머문다. 높은 집값과 생활비 부담 속에서 고소득조차 체감 여유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스마트에셋이 발표한 ‘주별 중산층 소득 구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중산층 상한선은 연 20만29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매사추세츠(20만9,656달러), 뉴저지(20만8,588달러), 메릴랜드(20만5,810달러), 하와이에 이어 전국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캘리포니아에서는 20만달러를 벌어도 여전히 ‘중산층’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도표 참조)
이 같은 산출은 퓨리서치센터가 정의한 중산층 기준(중위소득의 3분의 2에서 2배 사이)을 적용한 결과다. 문제는 중위소득 자체가 지역별 산업 구조와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와 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고임금 IT·바이오 산업이 밀집한 캘리포니아는 중위소득이 높은 대신, 주거비와 세금, 보험료 부담 역시 전국 최고 수준에 속한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올해 초 캘리포니아 주 전체 중간 주택 매매 가격은 77만달러를 넘어섰다.
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는 연내 평균 주택가격이 9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6%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80만~90만달러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 20만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소득자라고 하더라도 주거비에 상당 부분이 묶이는 구조라는 얘기다.
도시별로 보면 체감 격차는 더욱 크다. 중산층 소득 범위가 가장 높은 도시는 샌호제로 연 9만8,817달러에서 29만6,452달러까지가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어바인(9만7,154달러 이상)과 샌프란시스코(9만3,201~27만9,602달러) 역시 상위권에 포함됐다. 전국 상위 5개 도시 중 3곳이 캘리포니아라는 점은 이 지역의 소득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연 15만달러를 벌어도 자녀 학군과 주택 비용을 고려하면 빠듯하다는 것이 현지 중산층 가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흥미로운 점은 소득과 자산의 괴리다. 스마트애셋의 ‘주별 가구 순자산’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가구의 중위 순자산은 27만3,800달러로 전국 12위에 머물렀다. 하와이(69만2,700달러)가 가장 높았고, 아칸소(6만2,500달러)는 최하위권이었다.
소득 기준으로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순자산 기준으로는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높은 부채 부담과 주택 가격 변동성, 생활비 지출 구조가 자산 축적을 제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남부와 중서부 일부 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인다. 미시시피의 중산층 범위는 연 3만9,000달러에서 11만8,000달러로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웨스트버지니아, 루이지애나, 아칸소, 켄터키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으로 중산층에 포함될 수 있었다. 도시 기준으로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가 2만8,922달러로 전국 최저 하한선을 기록했고, 톨리도와 뉴욕주 버펄로 역시 3만달러대 중반이면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전국 단일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캘리포니아처럼 고소득·고비용 구조에서는 체감 생활수준이 소득 상승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세금, 의료보험, 자동차 보험, 학자금 대출 상환 등 고정지출이 소득 증가분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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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