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넷플릭스, 결국 위너브러더스 인수 포기

2026-02-28 (토) 12:00:00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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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너브러더스 합병 돌연 파기

▶ 경쟁사 파라마운트에 기회 열려
▶ 넷플릭스 주가 한때 13% 급등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업계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했던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 인수·합병(M&A) 계약이 무산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해 제안가를 올린 2차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최근 인수 가격을 주당 31달러로 높여 제안한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경쟁사인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는 쪽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넷플릭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이 거래는 언제까지나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었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맞받을 경우 높은 재무 부담에 따른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성명은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파라마운트가 최근 제안한 주당 31달러, 총 1,110억 달러(약 159조원) 인수안이 넷플릭스와 체결한 기존 인수 계약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직후 나왔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을 주당 27.75달러, 총 827억 달러에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계약 후에도 파라마운트는 소송과 적대적 인수 시도 등을 병행하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매달려 왔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대표이사(CEO)는 워싱턴을 여러 차례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규제 당국과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로비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인수가액을 높여 새로 워너브러더스 측에 제안했고, 결국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해리포터’를 비롯한 워너브러더스의 유명 영화가 파라마운트로 넘어가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CBS방송을 소유한 파라마운트가 CNN방송 또한 인수하면서 언론 자유 훼손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방송 경력 없는 우파 언론인 바리 와이스를 지난해 10월 CBS 보도국장으로 임명했고, CBS 심층 시사프로그램 ‘60분’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내용을 문제 삼아 내보내지 않는 등 편향성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이번 계약 파기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측으로부터 28억 달러(약 4조 원)의 위약금을 받게 된다. 파라마운트는 앞서 워너브러더스 측에 이 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3% 이상 급등했다. 워너브러더스 주가는 하락했고, 파라마운트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워너브러더스 투자자인 안코라홀딩스그룹은 넷플릭스의 결정과 관련해 “주주들이 실질적으로 더 많은 현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정부 승인을 위한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길을 열어줬다”며 “이는 주주와 업계 모두에 이득”이라고 환영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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