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군 2인자까지 날린 ‘반부패 사정’… 시진핑 ‘1인체제’ 강화

2026-01-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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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뇌부 6명 중 5명 숙청

▶ 장유샤 부주석 등 실각
▶ 전력 공백 가능성 우려

중국군 2인자까지 날린 ‘반부패 사정’… 시진핑 ‘1인체제’ 강화

실각한 중국군 서열 2위 장유샤 부주석. [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후 임명한 중국군 수뇌부 인사 6명 가운데 5명이 실각하게 됐다. 중국군 서열 2위인 장유샤(75)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과 류전리(61) 중앙군사위원 겸 연함참모부 참모장이 24일 낙마하면서다.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군부 최고위직 측근들이 대거 물갈이되며 군부 권력은 시 주석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전경험을 갖춘 군 수뇌부의 공백은 군 현대화 등 전력 강화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장 부주석과 류 참모장을 “엄중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 부주석은 중국 권력의 중심인 24인으로 구성된 당 중앙정치국원이자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 주석을 보좌하며 200만 병력을 관리하는 중국군 서열 2위로, 제복 군인 가운데선 최고 서열이다. 장 부주석은 군부에서 시 주석 고향 인맥인 산시방이자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로 2017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랐고 2022년에는 시 주석의 3연임 확정과 함께 제1부주석이 됐다.


그의 부친 장쭝쉰 상장이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의 산시성 고향 친구이자 혁명전쟁 시기 전우로, 장 부주석과 시 주석 역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다. 류 참모장도 중국 인민해방군을 총괄하는 7명 정원의 당 중앙군사위 위원 중 하나다. 그는 말단 병사에서 중국군 사상 최연소 사령관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2023년 3월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선출됐다.

중앙군사위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성민 부주석은 산시성 출신으로, 2017년 군 기율위원회 서기로 발탁돼 8년 넘게 군 내부 반부패 사정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그의 부주석 발탁은 현역 군인이자 군부 내 ‘부패 척결’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기 후계 신호보다는 시 주석의 군 장악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집계를 토대로 최근 2년간 50명 이상의 고위 군 장교와 방위산업체 임원이 조사받거나 해임됐다면서 마오쩌둥 집권기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의 이러한 숙청이 “부패하고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장성들을 숙청하려는 시진핑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러나 군 최고위층이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되면서 중국군의 전력 강화 노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이후 실전을 치르지 않은 중국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2015년 로켓군을 창설하고 2016년에는 7대군구 체제를 유사시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5대전구로 개편했다. 또 중국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까지 전투력 현대화 목표를 달성해 세계 일류 강군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하지만 2023년부터 로켓군을 중심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숙청으로 경험이 풍부한 장성이 부족해지는 등 군 현대화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심화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낙마한 장유샤와 류전리도 현역 장성 가운데 드문 참전 용사로, 중앙군사위원 7인 가운데 이 2명만 실제 전투 경험을 갖췄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정세분석가 출신의 크리스토퍼 K.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에 장유샤와 류전리의 실각에 대해 “중국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군 최고 사령부가 완전히 전멸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중국군 내 문제가 너무 뿌리 깊어 현재 지휘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부패하지 않은 집단을 찾기 위해 여러 세대에 걸쳐 깊이 도려내야 한다고 결정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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