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린란드 담판’ 깨졌다… 덴마크·나토군 병력 급파

2026-01-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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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덴마크·그린란드 회담
▶ “근본적 차이” 이견만 확인

▶ ‘북극의 인내 작전’ 훈련
▶ 독·프·영·스웨덴 등 동참

‘그린란드 담판’ 깨졌다… 덴마크·나토군 병력 급파

지난 14일 밤 군 병력이 탑승한 덴마크 공군 소속 수송기가 그린란드의 누크 공항에 착륙해 있다. [로이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의 3자 회담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나자 덴마크와 유럽 주요국이 곧바로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해 행동에 나섰다. 그린란드 주요 시설 방어를 위한 ‘북극의 인내 작전’(Operation Arctic Endurance) 훈련 목적의 병력 파견이라고 설명하지만, 미국이 그린란드 합병을 위해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무력시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 주재로 열린 미국·덴마크·그린란드 3자 회담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논의를 위해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당한 것과 같은 공개적인 면박이나 요란한 파국은 피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회담에 대해 “쉽지 않은 만남이었다”며 “근본적인 이견이 존재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은 그대로”라고 15일 말했다. 메테 총리는 “그것은 물론 심각한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자 회담이 끝난 직후에도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하려고 하면 덴마크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지만,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지난주 베네수엘라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란드를 미국이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변치 않았음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이날 회담을 통해 미국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이견 해소를 위한 실무 그룹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긴장 상황을 외교적으로 풀어갈 시간을 일단 확보했지만, 회담이 끝나자마자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하면서 보란 듯이 행동에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덴마크와 인접한 유럽 주요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도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파병에 동참, 나토의 가장 큰 주축국이자 동맹인 미국으로부터 전례 없는 위협에 처한 덴마크에 힘을 실었다.

덴마크 국방부는 이번 병력 증강의 목적이 북극의 독특한 환경 아래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훈련하고 북극에서의 동맹 활동을 강화하며 유럽과 북극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트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현지 공영방송 DR에 “목표는 그린란드에 보다 상시적인 병력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말해 이번 병력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유럽 외교관들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조치의 취지가 그린란드 장악을 시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덴마크와 다른 국가들이 미국이 우려를 제기해 온 북극 안보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미국 측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덴마크군은 이날부터 바로 훈련과 관련한 병력 등을 파견하고 있으며 선박과 항공기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훈련은 필수 기반 시설 경비, 현지 경찰 등 자치 정부 지원, 동맹 병력 수용, 그린란드 안팎 전투기 배치 및 해상 작전 수행 등을 포함한다고 덴마크군은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북극 인내 작전’에 참여할 정찰 병력 13명을 이날 오전 그린란드로 보냈고, 프랑스는 15명의 산악 전문 병력을 그린란드에 파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 군 선발대가 그린란드로 향하고 있으면 추가 병력도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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