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기 피해 방지하려면…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팸 전화·문자 ‘심각’

2026-01-15 (목)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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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들 ‘노이로제’ 호소

▶ 가주 ‘개인정보 삭제 앱’
▶ 한꺼번에 차단 신청 가능

수시로 울리는 스팸 전화와 광고 문자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취업 제안, 투자 권유, 가짜 택배 알림은 물론 데이트를 가장한 사기 문자까지 하루에도 수차례씩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피해의 근본 원인으로는 ‘데이터 브로커’ 산업이 지목된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개인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은 물론 소득 수준, 소비 성향, 정치 성향, 위치 정보까지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분석해 기업이나 기관에 판매해 왔다. 대부분 개인의 명시적 동의 없이 이뤄져 왔으며, 이 정보가 스팸·사기 범죄로 흘러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제도를 본격 시행하며 해법을 내놓았다. 주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삭제 요청 및 옵트아웃 플랫폼(DROP)’을 공식 가동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이라면 누구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단일 웹사이트를 통해 수백 곳의 데이터 브로커에 자신의 개인정보 삭제를 한 번에 일괄 요청할 수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개별 데이터 브로커를 직접 찾아다니며 각각 삭제 요청을 해야 했지만, DROP 도입으로 이러한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우편번호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가 등록된 모든 데이터 브로커에 자동으로 삭제 요청이 전달된다. 정보 제공이 많을수록 삭제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며, 전체 절차는 10분 이내에 끝난다.

이 제도는 2023년 주의회를 통과한 이른바 ‘딜리트 액트(Delete Act)’에 따른 것으로, 캘리포니아에 등록된 약 500여 개 데이터 브로커가 적용 대상이다. 이들은 삭제 요청을 받으면 법정 기한 내 이를 이행해야 하며, 2026년 8월부터는 45일마다 정기적으로 정보를 재삭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일일 단위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컨수머리포트는 “캘리포니아는 데이터 브로커 규제에서 어느 주보다 앞서 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통제권을 돌려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주정부 역시 이번 제도로 ‘사람 찾기’ 사이트 등에 노출되는 주소·가족 정보가 줄고, 출처 불명의 광고 메시지와 스팸 연락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개인정보 삭제 앱(DROP) 이용하려면

먼저 웹사이트(privacy.ca.gov/drop)에 접속해 캘리포니아 아이덴티티 게이트웨이 또는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인 login.gov를 통해 신원 확인을 한다. 이후 이름 등 기본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가 등록된 모든 데이터 브로커에 자동으로 삭제 요청이 전달된다.

이메일과 전화번호는 인증 코드 확인이 필요하며, 기기 식별 ID나 차량 식별번호(VIN) 등을 추가로 입력하면 삭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청이 완료되면 ID가 발급되며, 이를 통해 처리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법원 기록, 부동산 등기, 유권자 등록 정보 등 공공 기록에 해당하는 일부 정보는 삭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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