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
▶ 김용현·노상원 등과 피고인석 나란히
▶ 엄중한 혐의 무색 무책임한 태도 일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내란 특별검사팀 구형이 13일로 연기됐다. 9일 오전 9시 20분 시작해 휴정시간을 포함, 15시간 후인 이튿날 0시 10분 끝난 결심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추가 제출 증거에 대한 서류 증거조사(서증조사)를 모두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급 변론 시간 지연에 윤 전 대통령 측은 변론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특검의 구형 또한 추후 기일로 연기되는 초유의 일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부터 417호 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2024년 12월 기소, 이듬해 2월 첫 공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모두 42차례 열린 1심 공판의 최후 변론 절차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끝내겠다고 약속했지만, '방어권 보장'을 내세우며 시간을 끈 변호인 측 전략에 결국 기일을 한 번 더 잡을 수밖에 없었다.
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지난해 여름부터 12월 말엔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말했고 약속했던 만큼, 오늘 피고인 8명인 모인 김에 종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상태로) 새벽 1시에 제일 중요한 (윤 전 대통령) 변론을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섰다. 오전에 시작한 김 전 장관 등의 서증조사가 7시간째 계속되면서 재판이 다음 날 오전까지 이어질 기미를 보였고, 지 부장판사는 결국 윤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음 기일에는 윤 전 대통령 측 서증조사와 특검 측 구형 의견, 피고인 최후 진술이 이어지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약 12시간가량 진행된 재판 내내 엄중한 혐의와 법정의 무게에 어울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종종 PPT 화면을 바라보거나 지지자들이 앉은 방청석을 살핀 것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된 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채 졸음을 참지 못했다. 꾸벅꾸벅 졸다 변호인들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였다. 변호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미소를 짓거나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장관 측이 12·3 불법 계엄 당시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과 국회 출입을 막던 군인 사이의 '총구 실랑이' 영상을 재생하자 윤 전 대통령은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특검은 앞선 공판에서도 이 같은 태도를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특검 측은 “범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변호인단의 서증조사, 최종변론, 특검의 구형 의견,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시작부터 충돌한 양측은 자정 즈음까지 진행된 재판 내내 충돌했다. 김 전 장관 측이 “증거조사 자료 복사본이 부족하다”며 구두변론으로 하겠다고 하자, 특검팀은 “전날 시나리오까지 제출했는데 자료도 없이 진행하면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공방이 격해지자 지귀연 부장판사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프로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변호인을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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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장수현·이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