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한인 선출직 비율 ‘미미’
▶ 인구는 늘었지만 정치력은 ‘제자리’
▶ “적극적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2026년 병오년 새해는 미국 정치 지형을 가를 중간선거의 해다. 대통령을 제외한 연방의회, 주의회, 지방정부 주요 직책이 대거 선거를 통해 교체되는 만큼 유권자 참여가 곧 정치력으로 직결되는 시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오는 3월 예비선거를 시작으로 11월 총선거가 치러지며, 한인사회 역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내 한인 인구는 205만1,572명으로, 전체 인구의 0.61%를 차지한다. 아시아계 가운데서는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캘리포니아에는 57만4,460명의 한인이 거주해 주 전체 인구의 1.47%를 차지하지만, 정치적 대표성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출직 공직자를 보유한 국가로, 연방·주·지방정부를 합쳐 약 50만명 이상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지방 선출직이다. 그러나 비영리기관 코리안아메리칸 인스티튜트(KAI)에 따르면 1954년 이후 2023년까지 70년간 미국 전역에서 선출직으로 활동한 한인은 고작 231명에 불과했다. 미주 한인유권자연대(KAGC)가 집계한 2024년 현재 재직 중인 한인 선출직 공직자는 110여명 수준으로, 전체 선출직 규모에 비하면 통계적으로 미미하다.
캘리포니아의 현실은 더욱 극명하다. 선거 캠페인 업체 폴리엔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캘리포니아 내 선출직 공직자는 총 1만8,925명에 달했지만, 당시 한인 선출직은 20여명으로 전체의 0.11%에 불과했다. 인구 비율에 걸맞은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려면 캘리포니아에서만 최소 280~290명의 한인 선출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캘리포니아 지역 연방 상·하원 의원 55명 중 한인은 영 김(공화), 데이브 민(민주) 의원 2명뿐이며, 주 상·하원 226명 가운데 한인은 최석호 주상원의원(공화) 1명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인 정치력 정체의 핵심 원인으로 낮은 유권자 등록률과 투표율을 꼽는다. 정치전문 자료업체 폴리티컬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캘리포니아주 한인 등록 유권자는 22만6,000여명으로 2000년에 비해 38% 가량 증가했지만, 2022년 치러진 중간선거 투표율은 42%로 주 전체 평균 50%에 못 미쳤다.
어바인 시장을 지낸 강석희 전 연방조달청 지역국장은 “한인들의 투표가 많아져야 정치권의 태도도 달라진다”며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인 2세 변호사 베로니카 노씨 역시 “정계 진출이 아직 미흡한 상황에서는 당적을 떠난 전략적 투표가 필요하다”며 “박빙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의 한 표가 승패를 가른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력은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는다. 투표 참여를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후보를 배출하며 정책 반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KAI와 KAGC는 “투표하는 순간, 소수계는 통계가 아닌 정치 세력이 된다”며 2026년 중간선거가 한인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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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