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6번째 위업 달성
▶ 반도체·차·조선 등 강세
▶ 한류 업고 식품·화장품도
▶ 내년 일본 추월할 것 예상
올해 한국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기록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 달성한 결과여서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반도체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 성장 동력을 다른 주력 산업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국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29일 기준 잠정 집계 결과 올해 연간 누적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달 1~20일 사이 일평균 수출액이 26억1,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실적은 7,050억달러를 여유롭게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수출액은 2011년 5,000억달러 클럽에 들어선 후 7년 만인 2018년 수출액 6,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후 또다시 7년이 지난 올해 7,000억달러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처음으로 수출액 1억달러를 기록한 것이 1964년인데 61년 만에 규모가 7,000배 불었다. 연간 수출액 7,000억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미국(2000년),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년), 네덜란드(2018년)뿐이다.
특히 수출 6,000억달러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성했으나 7,000억달러는 여섯 번째로 달성하며 수출이 글로벌 주요국 대비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연간 수출 실적은 일본을 바짝 뒤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은 약 6,740억달러로 연말 기준으로는 730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 연간 수출 실적 차가 200억~300억 달러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총 경제 규모는 한국의 2배 이상”이라며 “교역 규모가 엇비슷해졌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를 필두로 자동차·선박 등 주력 산업이 굳건한 강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이달 20일까지 1,642억 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1% 늘었다. 자동차 역시 대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 역시 8년 만에 처음으로 수출 300억달러를 기록할 예정이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미중 쏠림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0일까지 대중 수출액은 1,264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하락했다. 관세 불확실성 영향을 받은 대미 수출 역시 1,183억9,000만 달러로 4.4% 뒷걸음질 쳤다. 반면 새로운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 수출액은 608억 2,000만달러로 6.9% 증가했다. 전기차 수출이 순항하면서 유럽연합(EU)으로 향하는 수출액(680억3,000만달러)은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K-콘텐츠 약진도 돋보였다는 것이 산업부의 평가다. 산업부 관계자는 “화장품은 2024년, 농수산식품은 2016년 이후 매년 수출액 최대치를 경신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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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주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