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펜서 양군, 수업 중 총상
▶ 다리 부상에도 응급 지원
▶ 용의자 수배, 5만불 현상금
동부 명문 브라운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 가운데 뉴욕시 출신의 한인 학생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강의실에 있던 한인 스펜서 양(18)군은 다리에 총상을 입고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다른 학생들을 도우며 현장을 벗어나 극적으로 생존했다.
사건은 지난 13일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 캠퍼스 내 ‘바루스 앤 홀리’ 건물에서 발생했다. 강의실에서 총격이 벌어지며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등 총 11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달튼 스쿨을 졸업하고 브라운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스펜서 양군은 당시 경제학 과목 기말시험을 앞두고 열린 리뷰 세션에 참석했다가 총격을 당해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양군은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성이 들리자 강의실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며 “앞쪽으로 피하지 못한 채 좌석 사이에 엎드려 있다가 총에 맞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강의실 앞쪽까지 가지 못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도 전했다. 총성이 멈춘 뒤 잠시 정적이 흐르다 비명이 터져 나왔고, 그제야 총격범이 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양군은 자신 역시 총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더 크게 다친 학생을 도왔다. 함께 의자 뒤에 몸을 숨겼던 동료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고 물을 건네며 응급 지원을 이어갔다. 그는 “그 학생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지만, 현재는 많이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이 강의실에 진입해 학생들을 대피시킨 뒤 양군은 경찰의 부축을 받아 건물 밖으로 이동했고, 이후 로드아일랜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은 다리 근육에 박힌 총알을 제거할 필요는 없으며, 조만간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럽 배구 선수로 활동해온 양군은 향후 복귀를 위해 물리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펜서 양군의 부모는 모두 한국인으로, 부친 양진범씨는 뉴욕에서 금융업에 종사 중이며 부모 모두 브라운대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는 “가족 모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라며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 발생 나흘째인 17일 현재까지도 용의자는 검거되지 않았다. 앞서 체포됐던 인물은 혐의를 벗고 석방됐으며, 수사당국은 CCTV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고 있다. FBI는 용의자로 키 약 5피트8인치의 다부진 체격의 인물을 지목하고 현상금 5만 달러를 내걸었다. 학교 측은 안전 우려로 수업과 시험을 전면 취소했으며, 캠퍼스와 한인 학생 사회 전반에 충격과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