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첨단기술 노린 중국, 미국에 지난 24년간 2천억달러 대출”

2025-11-18 (화) 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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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대형인프라 사업 등 2천500개 프로젝트에 자금 수혈

“첨단기술 노린 중국, 미국에 지난 24년간 2천억달러 대출”

버지니아의 데이터센터[로이터]

지난 24년간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30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대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대외 신용제공 대상국 가운데 개도국 비중은 줄어든 반면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윌리엄 앤 메리 대학 부설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이 217개국에 약 2조2천억달러(3천224조원)의 신용을 제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중 미국에 조달한 금액이 2천억달러(293조원)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의 자본은 이 기간 미국 곳곳에서 핵심 인프라 건설사업 등 2천500여개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중국 국영 기업들은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고압 송전선, 텍사스주·루이지애나주의 LNG 프로젝트와 버지니아 북부의 데이터센터, 뉴욕 JFK 국제공항과 로스앤젤레스(LA) 국제 공항 터미널, 텍사스주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 등에 자본을 댔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아마존, AT&T, 버라이즌, 테슬라, 제너럴 모터스, 포드, 보잉, 디즈니 등 빅테크 등 미국 대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도 자금을 제공했다.

또 중국 은행들은 자국 기업들이 반도체·DNA 분석 등 첨단 기술을 다루는 미국 기업들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수백억달러의 돈을 빌려줬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온 것은 민감한 첨단 기술을 가진 서방 기업들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는 그간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활용해 최빈국에 집중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는 그간의 분석과는 반대되는 결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대외 대출 중 4분의 3 이상이 중상위·고소득 국가 내 프로젝트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외 대출에서 저소득·중저소득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8%에서 2023년 12%로 하락했다.

반면에 중간 소득·고소득 국가에의 대출 비중은 2000년 24%에서 2023년 76%로 급등했다.

중국이 미국에 조달한 자금 중 절반 이상인 1천30억달러(150조원)가 2018년 이후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간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린 개발도상국들이 부채 부담과 중국의 주권 침해에 시달린다고 비판해온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정작 자국의 대규모 중국 자본 대출 문제는 간과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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