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한인 의류·수입업계, 투명 경영이 곧 생존 전략”

2025-11-12 (수)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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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림넥서스 로펌 피오 김 파트너 변호사
▶ UCLA 법대·연방 검사 출신 35년 베테런 법조인

▶ 관세 등 정부 관련 민·형사 소송 전문가로 두각
▶ “신뢰·소통 절대적… 좋은 한인 변호사 찾아야”

[인터뷰] “한인 의류·수입업계, 투명 경영이 곧 생존 전략”

정부 관련 민·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피오 김 림넥서스 로펌 파트너 변호사가 한인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법적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연방 법무부가 ‘무역·관세 사기’를 국가안보 차원의 범죄로 규정하며 한인 의류 및 수입업계 역시 정면으로 법집행 변화의 파고를 맞고 있습니다. 관련 한인 기업들과 사업체들은 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관세와 각종 정부 세금 관련 문제, 연방 정부 조사 등 정부 관련 민·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로 두각을 나타내며 맹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인 변호사가 있다. 한인 대형로펌 림넥서스(LimNexus LLP) 파트너 변호사인 피오 김(Pio S. Kim)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연방 검찰 출신으로 35년 경력의 베테런 법조인인 피오 김 변호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회피는 이제 단순한 행정 위반이 아닌 중범죄로 다뤄진다”며 “그러나 아직 충분한 경각심을 갖지 못한 업체들이 많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2026년부터 연방 차원의 집중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피오 김 변호사는 UCLA 철학과를 거쳐 UCLA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1년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림넥서스의 전신(림루거)에서 근무하다가 연방검찰에 들어가 약 13년간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대형 경제범죄, 세금·금융·자금세탁 사건을 담당하며 풍부한 재판 경험을 쌓았다.


피오 김 변호사는 이후 검찰을 떠나 다시 림넥서스에 합류한 뒤 현재 민사·형사 소송뿐 아니라 정부 규제, 세금, 관세, PPP 융자,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대응 등 정부 관련 사건을 폭넓게 맡고 있다. 그는 “특히 정부를 상대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정부에 대응하는 입장에서 한인 사업체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준법 경영·수입통관 리스크 관리 자문도 활발히 제공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5월 연방 법무부 형사국이 발표한 내부 정책 문서를 직접 꺼내 보였다. 그 문서에는 ‘무역 및 관세 사기(Trade and Customs Fraud, including Tariff Evasion)’가 화이트칼라 범죄 10대 우선수사 항목 중 2번째로 지정돼 있었다. 그는 “이건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행정처벌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법무부는 관세 회피를 국가경제와 안보를 해치는 행위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LA 다운타운 의류 업계 등 수입 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관세가 높을수록 가치를 낮게 신고하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그러나 이런 불법적 우회 수입이나 품목분류 조작은 이제 다 추적된다”며 “당국이 인보이스·원산지·가격 변동 패턴을 데이터로 교차 대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업계에 ‘이정도는 다들 하니까 괜찮다’는 식의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공급처가 먼저 낮은 인보이스를 제시하거나 경쟁사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터 기반 단속 시대다. 과거엔 걸리지 않았거나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해도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피오 김 변호사는 “생존 논리와 법 위반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인 업주일수록 투명성이 곧 생존 전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또한 조세·관세 회피 사건이 법무부의 우선수사 대상에 포함된 이후, 기소 절차에서의 협상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검사 재량이 컸지만 지금은 본부가 직접 모니터링한다. 검찰청이 선뜻 합의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는 이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조직이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사에서 적발되거나 법적 문제가 제기됐을 때는 ‘시간 끌기’보다 빠른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증거가 명확한데 무리하게 싸우면 협상선이 높아지고 결국 재판으로 끌려간다. 주위에서 하는 ‘한번 싸워보라’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오히려 제일 위험할 수 있다. 안 싸워야 할 사건을 싸우면 형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형사 사건의 특성상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신뢰와 소통이 절대적이라고 조언했다. “영어로 마음을 다 털어놓기 어려운 한인 분들의 경우 좋은 한인 변호사를 찾으면 된다. 지금은 실력과 진심을 겸비한 한인 변호사들이 정말 많다. 그런 변호사와 신뢰 관계를 쌓아야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피오 김 변호사 약력

-UCLA 철학과 졸업
-UCLA 법대 졸업
-연방 검찰청 검사
-한인변호사협회장 역임
-아태계변호사협 공동창립자
-림넥서스 파트너 변호사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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