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공화측 선거구 조정안 기각…민주, 하원 의석 확보 길 열려
유타주에서 공화당의 연방 하원 의석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 기존 선거구를 놓고 시민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공화당 측이 패소하면서 민주당이 이 지역 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1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유타주 판사 다이애나 깁슨은 전날 공화당 다수의 주(州)의회가 제출한 선거구 조정안을 기각했다.
깁슨 판사는 이 선거구 조정안이 "공화당에 지나치게 유리하고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판결했다.
깁슨 판사는 이런 공화당 측의 선거구 조정안을 기각한 뒤, 소송의 원고 측인 유타주 여성유권자연맹과 '윤리적 정부를 위한 모르몬 여성회'가 마련한 선거구 조정안을 채택했다. 이 선거구 조정안은 솔트레이크 카운티를 거의 전적으로 하나의 선거구 안에 포함해 민주당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이 소송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단체들은 이 소송을 제기하며 공화당 의원들이 2021년 선거구를 조정할 당시, 유권자들이 앞서 투표를 통해 통과시킨 선거구 조작 방지 규정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규정은 선거구 조정 시 특정 정당을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만드는 '게리맨더링'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공화당은 2021년 선거구를 재편하면서 유타주 최대도시이자 민주당 지지층이 집중된 솔트레이크시티 지역을 4개의 선거구로 분할해 민주당의 의석 확보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조정된 선거구는 2022년과 2024년 선거에 적용됐다. 이 기간에 민주당은 유타주에서 하원 의석 4석 중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선거구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을 심리한 깁슨 판사는 지난 8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 선거구가 주 헌법을 위반했다며 무효로 하는 판결을 했다. 그러면서 주의회에 유권자들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도록 선거구를 다시 조정하라고 명령했다.
공화당이 장악 중인 주의회는 다소 변경된 선거구 조정안을 마련해 통과시켰으나, 깁슨 판사는 여전히 이 조정안이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은 이번 판결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유리한 선거구 조정에 이어 거둔 두 번째 "승리"라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미국 주요 지역에서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추진 중인 공화당에는 유타주가 뜻밖의 복병이 됐다.
공화당은 이번 판결에 거세게 반발하며 맞서 싸우겠다고 나섰다.
공화당 의원단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깁슨 판사가 유타주 사법부에 부여된 헌법적 권한을 또 다시 넘어섰다"며 "우리는 유타 주민의 자치권을 보호하기 위해 과감하게 합법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